손흥민, 목요일도 해피 손데이?

전반 초반 미드필드에서 상대 3명을 요리조리 따돌리고 공격을 전개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허더스필드전. 손흥민(26·토트넘)이 혼자 2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현지 언론의 찬사가 잇따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손흥민을 꼽으며 “유벤투스전에 기용될 선수가 누구인지 증명했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역시 손흥민을 MVP로 뽑은 BBC도 “웸블리에서 15경기 9골 4도움을 올렸다”는 말로 ‘웸블리의 왕자’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최고인 9.18점을 평점을 매겼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오는 8일 오전4시45분 웸블리에서 열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다. 상대는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 지난달 1차전(2대2 무)에서 후반 막판에 교체 출전했던 손흥민은 2차전에는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허더스필드전에서 그야말로 ‘슈퍼 손(SON)데이’를 완성한 그는 후반 25분 만에 교체되며 체력을 아꼈다.

이날 왼쪽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전반 27분 델리 알리가 내준 득점 기회에서 골키퍼까지 제치고 완벽한 골을 만들었다. 후반 9분에는 해리 케인의 오른쪽 크로스를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크로스가 바로 앞에서 원바운드 돼 처리가 까다로웠지만 손흥민은 재치있게 반대편 골포스트를 노리고 머리를 갖다 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1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 로치데일전에 이은 2경기 연속 2골. 손흥민의 시즌 기록은 15골(9도움), 정규리그 기록은 10골(4도움)이 됐다.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두 자릿수 득점이다. 정규리그 14골을 넣었던 지난 시즌에는 4월8일에 10호 골을 돌파했는데 올 시즌은 한 달 이상 빠르게 10골을 채웠다. 손흥민은 4일 현재 웨인 루니(에버턴)·알바로 모라타(첼시)와 함께 정규리그 득점 공동 9위에 올라있다. 1위는 24골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케인이다.



손흥민으로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하지 못한 게 아쉬울 만했다. 이날 경기 중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려던 손흥민을 상대 수비가 넘어진 채 손으로 잡는 장면이 나왔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몸놀림이 절정인 손흥민을 70분 만에 교체하고 에릭 라멜라를 투입했다. 다음 경기를 위한 안배일 수 있지만 더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분위기에서 뺀 것이라 이해하기 힘든 용병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포체티노 감독은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에릭 라멜라의 출전시간을 지나치게 배려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라멜라는 이날 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했고 평점 6.51점에 그쳤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케인처럼 기대했던 놀라운 플레이를 항상 보여주는 선수 중 하나”라며 “내가 보기에 손흥민은 최근 몇 경기에서 많이 뛰었다. 특히 로치데일전은 아주 추웠다. 손흥민은 기계가 아니며 휴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구단 인터뷰에서 “시즌 끝날 때까지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팀이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전시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주급은 약 9,000만원. 주급 인상은 확실해 보인다.

한편 스완지시티의 기성용은 웨스트햄전에서 1골 1도움으로 4대1 승리를 주도했다. 정규리그 2골 2도움. 이탈리아 매체들은 올 시즌 스완지와 계약이 만료되는 기성용이 올여름 이탈리아 AC밀란으로 이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