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방송·연예

‘다큐3일’ 봄소식 몰고 오는 전령사, 용인 ‘남사화훼단지’ 72시간

‘다큐3일’ 봄소식 몰고 오는 전령사, 용인 ‘남사화훼단지’ 72시간




4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꽃길만 걸어요 - 남사화훼단지 72시간’ 편이 전파를 탄다.


▲ 봄소식을 몰고 오는 전령사, 남사화훼단지!

최강 한파로 바다조차 얼어붙었던 올겨울,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낸 동네가 있다. 용인 남사화훼단지는 서울 근교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이주한 화훼농가들이 터를 잡은 곳이다. 이곳은 또한 수도권과 가깝고 지방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화훼유통의 길목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사화훼단지의 화훼농가 200여 곳은 다양한 꽃을 선보이며 봄이 오는 길을 만들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은 남사화훼단지에서 꽃과 함께 봄을 전하는 이들의 72시간을 따라가 봤다.

▲ 꽃을 놓고 벌이는 전쟁, 봄을 선점하라!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이자 설 명절이 끝난 첫날, 이곳에는 전국 팔도에서 상인들이 찾아와 오색빛깔의 꽃과 싱그러운 나무를 실어 나른다. 판매장에는 약 1000여 농가의 물건이 들어오고 수만 종의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 도매 상인부터 꽃집 사장님까지 찾아와 하루 종일 매의 눈으로 진열된 꽃을 골라내고, 특별 차량에 꽃을 모셔가느라 여념이 없다. 전국의 봄을 열기 위한 각축전이 벌어진다!

“2월부터 어버이날 전까지가 성수기인데 그때 제일 많이 나가니까. 1년 매출의 한 60% 이상은 거기에 집중이 돼 있는 거예요.”

- 조황제 (45, 남사화훼집하장 실장)

▲ 딸들 시집보내는 날

화훼 농가는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 수개월 동안 보살폈던 꽃들이 비닐하우스를 나서는 날. 몇 년 사이 부정청탁금지법 때문에 화훼농가들의 가시밭길이 이어진 데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때문에 예년보다 난방비가 치솟았다. 그렇기 때문에 화훼농가들은 최상품을 고르고, 포장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올봄 화훼시장에 기대를 걸어본다. 화훼를 공동으로 판매하는 집하장에 나가기 직전까지 분주하게 봄을 준비했지만, 막상 판매장에 꽃을 내려놓는 농민들은 자식을 멀리 보내는 것같이 시원섭섭한 마음이다.


“하나하나 자식이라고 보시면 돼요. 정말 셋 넷 키우기 힘들다 하는데 이건 뭐 수천 개의, 수만 개의 자식이니까요.“

관련기사



- 황전향 (46, 화훼농가 운영)

▲ 화훼농가의 세대교체, 아들 vs 아버지

화훼농가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영농후계자 2세인 아들은 농장에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농장 안의 꽃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맞춰주는 것이다. 그러나 30년 동안 화훼농사를 지어온 아버지에게는 눈엣가시이다. ‘발걸음 소리를 듣고 나무가 자란다’는 말대로 아들이 농사를 소홀히 할까봐 걱정이다. 그래도 아버지에게 아들은 자신의 길을 따라오는 제자이며, 아들에게는 아버지가 하늘같은 선배님이다.

“저희 아버지가 30년 세월을 투자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거든요. 아버지 인생이 묻어있는 건데. 그래서 제가 농업을 하겠다 했어요.”

- 임지홍(34, 2세대 영농후계자)

▲ 꽃밭에서 백년동락(百年同樂)

화훼농사로 35년을 보낸 부부. 수많은 화분이 들어선 일터가 이들에게는 꽃밭이다. 시집올 때만 해도 고왔다는 손은 온데간데없고 꽃잎을 솎아내는 아내의 손이 참 거칠어졌다. 하지만 남편은 되려 평생을 꽃밭에서 살게 해줬노라고 당당하게 큰소리를 친다. 그래도 남편의 말에 어이없는 웃음을 짓는 아내나, 노래를 흥얼거리는 남편은 알고 있다. 꽃처럼 피고 지는 인생에서 두 사람이 함께 걷는 길이 꽃길이라는 것을.

“꽃길 인생. 우리는 1년 내내 이렇게 꽃밭에 살아요.”

- 박임영(67, 화훼농가 운영)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