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동남권 자동차부품 산업 수출 활력 둔화, 중장기 성장경로도 불투명”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동남권 자동차 부품 업계의 업황이 올해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5일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가 내놓은 ‘동남권 자동차 부품산업 동향과 전망’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은 2016년 이후 생산과 수출 활력이 크게 둔화하기 시작했다. 생산은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연평균 5%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16년에는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도 2013∼2015년 중 연간 80억 달러의 실적을 올렸지만, 2016년 70억5,000만 달러, 지난해 68억 달러로 하락했다.

동남권 자동차 부품산업은 국내 완성차에 대한 납품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현대, 기아, 한국지엠, 쌍용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실적하락을 최근 부진의 원인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국내 완성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5년 900만대에 달했으나, 2017년 813만대로 10% 가까이 감소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국내 완성차의 내수, 수출, 해외생산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해외생산이 전년 대비 13.1% 감소하면서 가장 부진했는데, 이는 최대수요국인 미국과 중국의 판매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올해에도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중견기업의 부실 문제와 연간 26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 결정이 발표되는 등 일련의 부정적 사태가 잇따른 가운데 완성차의 판매부진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중장기 성장경로도 불투명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0~25년 중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연평균 1~2%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연평균 3.5% 수준의 성장경로를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2025년 이후에는 차량공유, 차량호출 등 모빌리티(mobility) 비즈니스의 발전으로 급격한 자동차 판매둔화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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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연구소는 동남권 부품업체들이 차세대형 기술경쟁력 확보, 신규판로 개척, 해외 현지투자 확대 등으로 새로운 밸류체인을 조성하고 자동차산업의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력을 높여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동남권 자동차 부품업체 중 국내 완성차 업체 1개사와만 거래하는 기업 비중이 63%에 달하고 있어 지나친 편중구조에서 빠르게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2020~2025년 중 중국 및 선진국 자동차 시장은 성장세가 크게 낮을 것으로 예상하나 인도 등 인도아대륙은 연평균 8%, ASEAN 지역은 연평균 4% 수준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자동차 부품업계도 신기술 개발 및 국내외 신규판로 개척 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기업 영세성 등으로 관련 투자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지원정책에 대한 정보획득조차 쉽지 않은 실정으로 파악된다”며 “동남권 각 지자체는 자동차 부품업체가 신제품 기획, 개발, 판매, 사후관리 등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R&D 지원과 더불어 법률, 세제, 인력 등과 관련한 정보제공을 위한 종합지원시스템 구축에 정책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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