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워라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소상인에게는 먼 나라 얘기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인은 주 6일 이상, 하루 평균 11시간가량 영업하며 한 달에 평균 사흘만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으로 일과 삶의 만족도 점수도 낙제점인 50점대에 그쳤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소상인 700명을 대상으로 ‘소상인 일과 삶의 만족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12월 자동차·부품판매업, 도매·상품중개업, 소매업, 음식점업 등 4개 업종 5인 미만 소상인 7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응답자의 최근 한 달 평균 순수입은 354만2천원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남자의 순수입이 391만8천원으로 여자(314만6천원)보다 약 77만원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40∼49세가 월평균 406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한 달간 근로시간은 평균 294.4시간, 평균 휴무일은 3일로 각각 조사됐다.
평균 휴무일을 제외하면 한 달 27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약 10.9시간을 근무해 개인 시간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점업과 소매업의 경우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각각 11.4시간, 11.1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하지만 음식점업과 소매업의 평균 순수입은 각각 291만 1천원과 297만 7천원으로 전체 평균(354만원)보다 60만원가량 적었다.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 소상인이 체감하는 노동강도는 65.6점(100점 만점, 높을수록 강함)으로 강한 수준으로 나왔다고 중기중앙회는 설명했다.
음식점업(70.7점)과 자동차·부품판매업(68.0점), 가족기업 노동강도(67.2점)가 평균보다 높았다.
장시간 노동 때문에 소상인이 경영자로서 느끼는 일(직업)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51.6점으로 2014년 중기중앙회의 같은 조사(61.5점)보다 9.9점 떨어졌다.
특히 60세 이상의 일 만족도는 48.4점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만족도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여가는 소상인 두 명 중 한 명꼴(51.7%)로 아예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여가생활을 하는 소상인도 한 주 평균 여가가 5.9시간으로 국민 평균(29.7시간)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짧은 여가, 적은 수입으로 소상인의 삶의 만족도는 54.3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중기중앙회가 2014년 발표한 소상인 삶의 만족도 점수(65.9점)보다 11.6점 떨어졌다.
삶의 만족도를 세부 분야별로 살펴보면, 여가생활 만족도(38.1점)가 가장 낮았고 이어 자기 개발·교육(38.8점)과 수입(41.3점)이 하위권에 들었다.
사회적 관계지표인 가족관계(65.7점)와 인간관계 만족도는(62.2점) 상대적으로 높았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산업통상본부장은 “소상인들은 긴 노동시간과 여가 부족으로 일과 삶의 만족도가 50점대에 그치고 삶의 질이 지속해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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