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홍준표 대표, 내일 청와대 오찬 회동 첫 참석 결정…왜?

洪 '안보는 패싱 없다'…북핵 쟁점화 포석

한국당 '안보의제 국한'에 참석

靑 "환영…초당적 협력 해달라"

대북특사 돌아온 이튿날 회동

洪 결과따라 '안보세력 강조' 포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3ㆍ1절 기념식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3ㆍ1절 기념식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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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청와대 오찬 회동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 홍 대표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 회동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번 회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반도 평화론과 위기론으로 첨예하고 맞서고 있다. 진보·보수진영 간 입장차가 가장 큰 안보 이슈에 국한한 회동이라 접점을 좁히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홍 대표가 문 대통령과 공식 석상에서 처음 만나는 만큼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 청와대와 홍 대표는 회동 성사 전부터 조건을 내세우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홍 대표의 비서실장인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5일 “오늘 오전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회동에 참석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때 이전처럼 불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청와대가 안보 분야에 국한한 회동이 돼야 한다는 홍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참석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안보 문제에 국한한다고 한 만큼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참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앞서 의제 제한 외에 실질적 논의 보장과 원내 교섭단체 대표만 참석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청와대는 의제와 논의 보장 등 두 가지 조건은 수용했으나 이미 각 당 대표를 초청한 만큼 참석 대상은 바꿀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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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홍 대표 측의 연락을 받은 직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표가 모두 모이는 것은 처음으로 굉장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 중요한 국면인 만큼 외교·안보와 관련한 사안을 공유하고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는 차원으로 회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동이 상춘재에서 오찬으로 진행되고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폭넓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 외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한 정무수석이 배석할 예정이다. 정 실장은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포함해 남북·북미관계 등 한반도 외교·안보 상황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줄다리기를 하며 신경전을 펼쳤던 홍 대표가 참석하기로 결정한 배경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안보 이슈’를 부각시키려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회동이 대북특별사절단 귀환 이튿날 열리는 만큼 방북 결과에 따라 ‘안보 세력’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북 결과가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부에 대한 ‘안보 무능’ ‘친북좌파’ 프레임도 강화할 수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특사단 방북 전부터 “빈손으로 돌아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낮게 평가하며 기 싸움을 예고했다.

한편 홍 대표는 지난해 7월과 9월 청와대에서 열린 두 차례 여야 대표 회동에 모두 불참한 데 이어 올해 초 청와대 신년 인사회 참석 요청도 거부한 바 있다. 지난 1일 3·1절 기념식 행사가 끝난 뒤에는 문 대통령과 마주치기 전 행사장을 먼저 빠져나가기도 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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