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 회복에 골몰하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가 다시 한 번 난코스를 선택해 스스로 시험대에 오른다.
우즈는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리는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650만달러)에 출전한다.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 제네시스 오픈, 혼다 클래식에 이어 올 들어 네 번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등판이다.
우즈의 발스파 챔피언십 출전은 이번이 처음. 2주간 휴식을 취하려던 계획을 바꿔 지난주에 출전을 결정했다. 4월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완벽하게 부활하겠다는 시나리오에 맞춰 샷 감각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의욕 때문으로 보인다. “대회를 많이 치를수록 경기력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 우즈는 다음주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도 나설 예정이다.
발스파 챔피언십이 열리는 코퍼헤드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아 공략이 까다로운 곳으로 분류된다. 우즈로서는 직전 대회인 혼다 클래식 개최지 PGA내셔널 챔피언코스(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에 이어 연속으로 난코스에 뛰어드는 셈이다. 우즈는 지난달 26일 끝난 혼다 클래식에서 곰덫이라는 뜻의 ‘베어트랩’에 발목이 잡혀 톱10 입상에 실패하고 12위를 차지했다. 최종 이븐파를 기록했는데 나흘 동안 ‘베어트랩’인 15~17번홀에서만 8타를 잃었다.
발스파 챔피언십이 열리는 코퍼헤드 코스의 16번(파4)·17번(파3)·18번홀(파4) 구간인 ‘스네이크 피트(snake pit)’도 만만치 않다. 뱀을 넣어두는 우리(구덩이) 이외에 정신병원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16번홀은 페어웨이를 조금만 벗어나도 물에 빠지거나 숲에 박히고 18번홀 역시 티샷을 멀리, 정확하게 보내야 한다. 지난해 이 세 홀에서는 평균 +0.472타가 기록됐다. 티샷 정확도 해결이 과제인 우즈가 뱀 구덩이를 정복하고 복귀 후 첫 톱10 입상에 성공할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출전자 명단에는 쟁쟁한 선수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지난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세계랭킹 4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3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세계 5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이 대회 여덟 차례 출전에서 한 번도 20위 밖에 밀린 적이 없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디펜딩 챔피언 애덤 해드윈(캐나다), 재도약을 벼르는 전 세계 1위(현재 1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로는 혼다 클래식에서 5위를 차지한 안병훈(28)을 비롯해 김시우(23)·강성훈(31·이상 CJ대한통운)·배상문(32) 등이 나선다. 세계 1~3위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머스, 욘 람, 그리고 직전 대회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4년8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한 필 미컬슨 등은 출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