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영화가 어떤 의미로든 소통이 되길”
랩 스킬과 그 딜리버리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성 래퍼 ‘산이’(본명 정산)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아이돌 육성프로그램 ‘더 유닛’ 및 래퍼 서바이벌 ‘고등래퍼’의 멘토로 합류 한 것에 이어 영화 ‘라라’를 통해 정식 스크린 데뷔를 한 것.
영화 ‘라라’(감독 한상희)는 작곡가 ‘지필’이 헤어진 여자 친구 ‘윤희’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녀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다룬 판타지 멜로물. 산이는 남자 주인공 지필 역을 맡아, 가요계 후배이자 상대역인 ‘정채연’과 멜로 호흡을 선보였다.
산이 정채연 주연의 영화 ‘라라’는 지난 2월 2일 베트남 전역 138개 상영관 중 133개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한국에서는 ‘옥수수’에서 선공개 한 후 2월 22일 개봉됐다.영화 ‘라라’의 OST는 주연 배우 산이와 가수 양다일, 전상근, 옐로우벤치, 마은진, 투앤비 등 실력파 가수들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기자로서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산이의 영화 촬영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Q. 영화 속에서 천재 작곡가 ‘지필’로 출연해 ‘다이아’ 정채연과 연인 호흡을 맞췄다. 정채연과의 호흡은 어땠나?
A. 그냥 편했다. 채연씨가 어리고 아이돌이라 조심스러웠다. 내가 연기 하면서 어색하면 어떡하지란 걱정이 있었는데 밝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성격이라 잘 촬영했다.
Q. 연인으로 출연하는 정채연씨랑 무려 12살 나이 차가 난다.
A.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많이 친해졌나?)지금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실 제가 사람 눈을 잘 못 마주친다. 아예 못 마주치는 건 아닌데, 눈을 잘 ‘깜빡’ ‘깜빡’ 거리면서 강아지처럼 피하는 편이다.
Q. 배우가 상대 배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면 치명적이다.
A. 촬영을 하면서는 그러면 안 되니까 되게 노력을 많이 했다. 사람 눈을 똑바로 보는 것부터 연습했다. 제가 오히려 채연 양의 눈을 보면서 많이 배웠던 시간이었다. 실제로 카메라로 내 모습을 모니터링 하는 것도 잘 못한다. 제가 나오는 방송도 거의 본 적이 없다. 8년이 흐른 이제서야 엠넷에서 ‘맛좋은 산’으로 데뷔했던 방송을 돌려볼 수 있다. ‘쇼 미더머니’나 각 방송사 음악방송, ‘유희열의 스케치북’등 실제로 모니터링 한 적은 몇 번 없다. 거의 못 봤다.
Q. 산이씨가 영화를 찍으면서 노력했다는 게 느껴진다. 한상희 감독은 산이의 집중력이 좋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A. 제가 여러모로 애쓰는 걸 귀엽게 봐주셔서 그렇게 말하신 것 같다. 집중력이 없는 편이다. 되게 산만하고, 집중력이 없는데, 배우라는 게 집중력을 요하는 직업이더라. 그래서 더 열심히 해서 집중하려고 노력을 했죠. 감독님도 이 친구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계셨을거다. 처음이라 질문이 많았는데, 다 잘 받아주셨다.
Q. ‘라라’는 작곡가 지필이 헤어진 여자 친구 윤희의 사망 소식을 듣고, 윤희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다룬 판타지 멜로이다. 실제 산이의 연애스타일은 어떤가?
A. 만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두 얼굴의 사람처럼 이 사람한텐 이 얼굴을 보여주고, 저 사람한텐 저 얼굴을 보여주는 건 아닌데, 연인이 서로에게 거울이 되는 거 같다. 되게 얌전한 친구인데, 사람들 다 보는 공중장소에서 싸우는 걸 본 적이 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게 아닐까. 절 조금 더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분이 좋다.
Q. 영화 ‘라라’를 관람 하는 90분의 시간이 어땠으면 기대하나?
A. 영화가 상영되는 1시간 30분의 시간이 킬링 타임은 아니었으면 한다. 극장에서 영화가 계속 쏟아져나오고 있다. TV만 틀어놔도 못 본 영화가 엄청 많지 않나. 그나마도 10분만 지나면, 영화 재미없다고 꺼버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극장으로 찾아오셔서 혹은 나중에 TV로 봐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다른 어떤 이유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봐주신다면 감사하다. 영화 작업을 한 뒤론 편하게 누워서 영화를 보진 않는다. 정좌세로 긴장하면서는 보지 않지만, 예전처럼 너무 편한 자세로 보지는 않은 것 같다.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지를 아니까 그렇다.
Q. 영상미가 뛰어나 한편의 긴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하다는 평도 있었다. 반면 내용적인 부분에선 의아하거나 궁금한 지점도 분명 있었다.
A. 어려운 영화를 좋아하는 분도 계실 거고, 편하게 쉽게 볼 수 있는 걸 좋아하는 분도 계실 것 같다. 어떻게 됐든지 저희 영화가 소통이 된다면 좋겠다. 저런 의미로 소통을 하려고 하는구나 란 걸 느끼신다면 저희 쪽에선 대 성공이다. 막상 소통을 하자고 던졌는데, 대화가 안 되면 의미가 없을 듯 하다.
Q. 추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A. 조만간 매드클라운과 프로젝트음원을 낼 생각이다. 이전에도 ‘못 먹는 감’을 낸 적이 있다. 이번엔 4월에 미국 투어를 가기 전에 음원을 내고 싶은데, 아직 곡은 안 나왔다. 아틀란타, 뉴욕, 워싱턴에 이어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시카고 등 18개 도시에서 공연을 계획 중이다. 현지에서 공연이 끝나면 바로 오는 게 아니라, 미국에 한 달 정도 머무르면서 작업을 하려고 한다. ‘새로운 것들이 좀 더 나오겠구나’란 마음이 생기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