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서울경제TV] GM사태로 본 한국차 산업… 고비용·저효율 심각



[앵커]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철수설까지 불거진 한국GM 사태가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갈수록 뚝뚝 떨어지고 있는 국내 차산업의 경쟁력과 산업 구조에 관해 김혜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국GM 발 자동차 산업의 위기설이 퍼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한국GM 철수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GM 사태는 본사의 고금리 장사, 이전가격 등 부실경영 논란이 핵심이긴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보면 국내 자동차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고비용·저효율, 그리고 투쟁적 강성노조라는 노사관계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번 한국GM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 세계 5위였던 한국차 산업은 이제 6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내몰렸습니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411만여대 (411만 4,913대).

2016년 (422만8509대)보다 2.7% 줄었습니다.

주변 경쟁국은 생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데 한국차의 생산량은 계속해서 줄고 있는 겁니다.

2016년에 5위 자리를 뺏은 인도는 6.8% 증가 (478만대 생산) 하면서 격차를 벌리고 있고요.

한국을 뒤쫓는 멕시코는 (406만8,415대) 13% 증가했습니다.

한국과 멕시코 생산량 차이는 불과 4만대. 이제 6위 자리마저 위태로워 진 겁니다.

이런 수치들이 한국 차 산업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하고 있는지 반증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처럼 국내 자동차 산업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차 산업의 고질적 병폐로 고비용·저효율의 생산 구조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 교수

“우리나라의 가장 큰 난제 중의 하나가 고비용·저생산 구조입니다. 사실 선진국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건데 그러면서도 비용 임금 자체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서 1,000만원 이상 더 많이 받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적자 구조가 누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고비용 저생산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 미래는 없다고 볼 수 있고요. 해외 이전은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 분명한 해결 과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상황이 어떤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내놓은 자료(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동차산업 정책과제‘)를 좀 살펴보도록 하죠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근로자 1인당 연봉은 9,313만원(2015년 말 기준)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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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7961만원), 폭스바겐(7841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많은 겁니다.

그러나 생산성은 정반대입니다.

한국에서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26.4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GM(23.4시간)보다 오래 걸립니다.

즉, 인건비에 비해 생산성은 한참 떨어진다는 건데,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늪에 빠진 한국차 산업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또, ‘강성노조·귀족노조’ 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매년 연례 행사처럼 벌이는 노조의 파업도 생산성을 저해시키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현대차 등 국내 업체는 조합원의 절반이 찬성하면 파업에 돌입할 수 있지만, GM은 노조원의 3분의 2 이상, 폭스바겐은 4분의 3 이상의 찬성이 전제돼야 가능합니다.

까다로운 해외와 달리 국내는 손쉽게 파업이 가능한 건데요..

결국 인건비는 많이 드는데 생산성이 계속해서 떨어진다면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강성노조의 이기주의가 차 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한국 차 산업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노조의 양보와 협력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가운데 한국GM 노조가 타협은 없다며 오늘 대정부 기자회견에 나서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한국GM 노조가 오늘 대정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GM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 냈습니다.

[인터뷰] 김재홍/ 한국GM 군산지회장

“GM자본은 이제라도 군산공장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철회하고 적자경영에 대한 책임과 30만 노동자의 미래가 보장되는 구체적인 신차투입 확약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우리 정부와 노조에 어떠한 협조도 요구하지 말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 ”

30만 노동자와 가족들의 생계가 벼랑 끝에 달려 있는 시국인 만큼, 노조도 한 발짝 물러서는 타협과 양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잡지 못하면 한국 차에 미래가 없다는 쓴소리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영상취재 장명석]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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