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의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가 태국의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설립한 현지 1위 이동통신 사업자(AIS)와 공동 경영에 나선다. 일본부터 대만, 동남아시아로 이어지는 라인의 이른바 ‘핀테크(기술금융) 남방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네이버에 따르면 라인페이의 태국 현지 법인(래빗 라인페이)은 최근 AIS의 모바일 결제 사업 자회사인 엠페이(mPay)로부터 7억8,700만바트(약 27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AIS는 래빗 라인페이의 지분 33.3%를 보유했으며 기업가치는 약 810억원 규모로 평가됐다.
라인페이 태국 사업에는 AIS를 포함해 기존부터 합작 법인 형태로 참여했던 현지 선불카드 업체 래빗(BTS그룹)도 참여한다. 라인페이는 2016년 래빗과 지분 50%를 각각 소유하는 합작 법인을 설립하면서 태국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2년 만에 AIS까지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3자 경영 체제가 된 것이다. 3사 합작 법인은 우선 AIS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myAIS’와 라인페이를 통합하는 작업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라인페이는 태국에서 4,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AIS의 대규모 네트워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지 최대 이통사를 발판으로 금융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라인페이의 실사용자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인페이는 태국 지역의 구체적인 사용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300만명 이상이 가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지에서 라인 사용자는 4,100만명에 달해 모바일 메신저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 법인장은 “수많은 청구서, 전자 상거래, 배달 주문, 택시 요금 등 일상생활에 유용한 서비스를 라인페이 서비스로 제공할 것”이라면서 “3년 안에 태국 1위 모바일 결제 사업자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라인페이는 서비스의 출발점인 일본의 경우 기능 개선을 통해 NTT도코모 등 간편결제 시장 경쟁자와 맞선다는 전략이다. 라인은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앱의 대문 화면에서 라인페이의 결제와 송금, 충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갑’ 메뉴를 신설했다. 아울러 전기요금이나 가스사용료 등 공공 서비스의 청구서를 라인으로 받고 요금을 낼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카카오톡으로 요금 알림을 보내주는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라인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 앱 라인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갑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해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