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북미정상회담까지 가시화…존재감 더 커진 北 김여정

조명균 통일 “北에 김여정 같은 사람 있어 다행”

외신, 대미 특사·김정은 후계자로 평가하기도

지난 5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하는 자리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왼쪽에 앉아 있다./사진제공=청와대지난 5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하는 자리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왼쪽에 앉아 있다./사진제공=청와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가시화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방남 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권력을 3대째 세습하고 있는 김씨 일가 중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았던데다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역할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덕분이다. 김여정 부부장이 대미 특사를 맡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 더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추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 정부의 대북 협상 책임자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8기 해외지역회의’에 참석, “북 최고지도층에 김여정 부부장 같은 성격의 사람이 있는 게 다행스럽다는 판단을 저희 나름대로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김 부부장 방남 당시를 회상하면서 “잠자는 시간, 아침 먹을 때 빼놓고는 거의 24시간 같이 있었다”면서 “평창 왔다 갔다 할 때 저만 들어가서 얘기도 하고 남쪽 지나가는 풍광 설명도 하고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조 장관은 “그때 느낀 것이 김여정 부부장은 진짜 아주 편안한 그런 느낌을 줬다”면서 “아주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책무를 띠고 와서 조심할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는데 내색 없이 시종일관 웃는 모습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화할 때도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얘기를 하게 되면 ‘제가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못합니다만’하면서도 할 얘기 다 또박또박하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이동중, 식사할 때라든가 대표단한테 설명이나 보고받을 때도 시종일관 웃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질문도 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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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은 “북한 대표단들도 김여정 부부장이 북측 말대로 하면 최고존엄의 가족이기 때문에 아주 조심해야 하는 입장인데, 같이 대화를 지켜보면 아주 편하게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김여정 부부장이 앞으로 남북관계뿐 아니라 여러가지 북한이 대외적으로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도 받았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김여정 부부장의 역할에 주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8일 익명의 한국 외교소식통을 인용, “김정은 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을 미국에 북핵 관련 특사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방남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김정은 후계자 가능성에 더욱 주목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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