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북한 매체, 북미정상회담 보도 안 한 이유는



북한 주요 언론이 북미 정상회담 발표 다음날인 10일에도 여전히 미국의 대북 제제를 비난했으나, 이는 대화에 대비한 일종의 기싸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의 대북제재를 비난하며 “우리에게는 그 어떤 군사적 힘도, 제재와 봉쇄도 절대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어제도 그러하였지만 오늘도 내일도 우리 공화국은 미국이 저들의 자막대기에 따라 선과 악을 가르고 정의와 진리를 짓밟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최근 미국이 56개 대상을 제재하는 해상차단 성격의 대북제재를 가한 것을 거론하며 “국제법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며 주권침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미국이) 우리와 조금이라도 거래를 하는 나라들에는 관계를 끊으라고 압박하였고 그것이 잘 먹어들어가지 않을 때에는 그 나라를 대상으로 단독 제재를 발동하였다”며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조치를 비난하기도 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 민족끼리’도 이날 논평에서 “최근 더욱 악랄하게 감행되는 미국과 괴뢰 군부 호전광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은 기어코 이 땅에서 북침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는데 그 불순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하여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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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앞서 방북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다고 8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발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되게 됐다.

그러나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이 사실을 10일 오전 현재까지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제재·압박과 관련한 비난도 계속하고 있다.

다만, 이는 확실한 비핵화가 보장될 때까지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미국을 상대로 향후 대화에 대비한 ‘기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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