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공모가 지난 5일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투자자산 관리단장을 지낸 윤영목 제이슨인베스트 고문을 비롯해, 이기홍 전 한국투자공사(KIC)전무 등 주로 연기금 출신 인사들의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고문은 대우증권을 거쳐 2001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했다.
이기홍 전 KIC전무는 최근까지 전직 진영욱 전 KIC CIO 등 전직 KIC인사들과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인 화이트웨일그룹(WWG)를 설립해 솔브레인저축은행 등을 인수했다.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국민연금 투자 수익률의 상당부문을 차지하는 해외투자에 전문성을 지닌 인사가 맡아야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세계 3위 규모의 연금 투자를 지휘한다는 점 때문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자본시장 대통령이라고까지 불렸으나 이번 공모는 다소 시들한 분위기에서 마감됐다는 후문이다.
여권 정치인 출신이 국민연금 공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기금운용본부장의 역할이 축소된데다 2년 임기를 마친 후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민간으로 돌아가는 데 제약이 있다는 점 때문에 국내외 투자전문가들은 공모에 난색을 표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른 구재상 케이비클라스 자산운용 대표는 지원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대형주 성장투자로 성공신화를 쓰며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까지 올랐고, 한 때 지원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