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먹는 항암제 시장 잡아라" 국내 제약사 잇단 출사표

한미약품 '오락솔' 美 임상 3상

출시 앞둔 대화제약 '리포락셀' 등

신약 버금가는 부가가치 기대

다국적제약사 독점 깰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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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가 독점해온 ‘먹는 항암제’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기존 주사형 항암제에 비해 편의성이 크게 높아 신약 개발에 버금가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아테넥스는 지난달부터 한미약품의 유방암 치료제 ‘오락솔’의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오락솔은 한미약품이 지난 2011년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한 경구형 항암제 신약이다. 주사제를 경구제로 바꿔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오락솔은 앞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경쟁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효능도 우수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환자 편의성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약효까지 뛰어나 상용화에 성공하면 유방암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차세대 기대주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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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제약은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구형 항암제 ‘리포락셀’의 허가를 승인받고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리포락셀은 글로벌 제약사 BMS가 선보인 항암제 ‘탁솔’을 세계 최초로 경구형으로 변경한 개량신약이다. 국내에서는 위암 치료제로 일단 승인받았으나 미국에서는 유방암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중국 RMX바이오파마와 2,5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까지 체결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약가 책정을 놓고 정부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국내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종근당은 대장암 치료용 경구형 항암제 ‘CKD-516’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해 암을 치료한다. 현재 개발 중인 경구형 항암제 중 이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신약은 이 제품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구형 항암제 시장은 그간 글로벌 제약사가 독점해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이레사’, 에자이의 갑상선암 치료제 ‘렌비마’, 바이엘의 간암 치료제 ‘넥사바’ 등이 대표적이다. 번거로운 정맥주사 대신 알약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항암 치료의 효능을 볼 수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도 잇따라 경구형 항암제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사형을 경구형으로 바꾸는 제형 변경에 있어 항암제는 가장 까다로운 분야 중 하나”라며 “상용화에 성공하면 신약 개발과 맞먹는 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에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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