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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리틀포레스트’ “사계절을 함께 한 김태리,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배우”

“‘리틀 포레스트’가 관객들에게 휴식 같은 영화 되길”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함께한 김태리...103분의 휴식 선사


자신을 꾸미거나 포장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있는 배우. 어느 곳에서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도 중심을 끝까지 지키는 영리한 배우, 바로 임순례 감독이 느낀 김태리 배우 이야기이다.

배우 김태리, 영화 ‘리틀포레스트’ 스틸/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배우 김태리, 영화 ‘리틀포레스트’ 스틸/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임순례 감독은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이 태리씨가 아니었으면 느낌이 상당히 달랐을 것 같다” 며 “글로 표현된 혜원이 김태리란 배우를 관통하면서 더욱 매력 있게 나왔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관객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에 힘입어 꾸준한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리틀 포레스트’(제작: ㈜영화사 수박, 감독 임순례)가 개봉 2주차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순 제작비 15억이라는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영화의 힘과, 관객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을 통해 꾸준한 흥행세를 보이며 ‘힐링 무비’임을 입증했다.

지난 28일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캐스팅에서 임순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었다. 일본의 동명 만화 원작을 각색할 때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이 ‘사람 사이의 관계’. 그 중에서도 여자 주인공 ‘혜원’ 역의 캐스팅이

관건이었다.

임순례 감독 /사진=지수진 기자임순례 감독 /사진=지수진 기자


임순례 감독 /사진=지수진 기자임순례 감독 /사진=지수진 기자


임순례 감독은 1,500대 1이라는 사상 초유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아가씨’의 ‘숙희’, 쟁쟁한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1987’의 ‘연희’를 연기한 김태리에게서 독립적이면서도 자기 중심이 뚜렷한 ‘혜원’의 모습을 발견했다.


“영화가 완성되기 전에는 예상만 하는 건데, 캐스팅을 결정하면서 태리씨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우리 영화에 필요했던 건, 주인공 혜원이 절망적이고 어두운 상황이지만 그 상황을 그대로 칙칙하고 무겁게 보여주는 게 아니었다. 상황은 힘들지만 밝은 에너지가 전달되길 원했다. 그런 점에서 태리씨가 가지고 있는 편안하고 밝고 명랑한 부분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 됐던 게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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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감독은 “김태리는 글로 표현 된 ‘혜원이’를 밝은 양지로 끌어내준 배우이자, 보고 있으면 좋아지는 배우이다”고 정의했다. 사계절 동안 진행된 47회차 촬영에 모두 참여하며 ‘혜원’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김태리는 함께 일하는 모든 스태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준다는 점에서 ‘리틀 포레스트’의 특별한 보물이었다고 한다.

“태리는 무엇보다 진심과 진정성이 있는 배우죠. 저희 스태프도 다 태리씨를 좋아했다. 사실 모든 스태프가 주인공 배우를 다 좋아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특히 47회차의 기나긴 여정을 하나도 빼지 않고 참여했다. 주연배우 이다보니, 47회차 촬영 중 한 번도 못 쉬었다. 그래서 ‘넌 스태프이다고 말 할 정도였다. 태리가 현장에 오면 다들 기운이 나니 더욱 좋아했던 것 같다.”

영화 ‘리틀포레스트’ 스틸영화 ‘리틀포레스트’ 스틸


영화 ‘리틀포레스트’ 스틸영화 ‘리틀포레스트’ 스틸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가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리틀 포레스트’는 공감을 자아내는 스토리, 사계절을 담은 아름다운 영상미, 각양각색 음식들의 향연으로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103분의 휴식을 선사하는 영화다. 김태리가 연기한 주인공 ‘혜원’은 고향에서 사계절 동안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로 제철 음식을 먹는 과정을 보여준다. 등장하는 음식들은 모두 ‘혜원’의 기억과 맞물려 있는데, 요리를 하면서 잊고 있었던 ‘말없이 떠나버린 엄마와의 기억’들과 마주하고, 함께 요리해 먹으며 친구들과 마음을 나눈다.

‘리틀 포레스트’의 또 다른 주인공은 ‘음식’ 이라고 말 할 정도. 임순례 감독은 한국적인 정서를 가미하는 방식 중 하나로 우리의 전통적인 요리를 소개하는 방법을 택했다. 주인공 ‘혜원’이 정성껏 만들어 먹는 시루떡, 막걸리 등이 그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임순례 감독은 파스타, 떡볶이 등 젊은 관객 층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음식들을 등장시켜 관객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혜원’과 ‘엄마’의 추억 속 음식으로 등장하는 ‘크렘 브륄레’, ‘오코노미야키’까지, 다양하고 특별한 음식을 만날 수 있다.

그 중 임 감독의 입맛을 사로 잡은 음식은 배추 전이다. 그는 “현장에서 먹어본 것 중엔 배추 전이 제일 맛있었다. 만들기도 쉽고, 맛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장에서 음식을 가장 맛있게 먹은 이는 배우 김태리였음을 알렸다.

“요리가 나오는 음식영화에서, 색소나 다른 걸 많이 넣어서 실제로 배우가 먹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희는 최대한 인위적인 걸 넣지 말자는 생각으로 다 먹을 수 있게 요리를 만들었다. 김태리씨가 음식을 정말 잘 먹더라. 촬영이 끝나면 컵에 다 뱉는 경우도 많은데, 태리는 뱉은 적이 없고 정말 맛있게 먹더라. 그 점도 기억에 남는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2010), ‘남쪽으로 튀어’(2013), ‘제보자’(2014)로 ‘인간관계’ 통찰을 해온 임순례 감독. 그는 “‘리틀 포레스트’가 관객들에게 휴식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는 ‘리틀 포레스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이 되면 좋겠다. 우리 영화를 보는 동안만이라도 연애, 시험, 취업 걱정은 버리고 ‘혜원’과 친구들의 특별한 사계절을 따라가길 바란다. 삶의 의미를 한 번쯤 되돌아보고, 자신만의 ‘작은 숲’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한 박자 쉬어 갈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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