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약발 안 먹히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

연기금 순매수 오히려 줄고

외국인도 이탈...변동성 확대

기관 투자금 대형주로만 몰려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정부의 활성화 정책 발표에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진 시장 흐름을 고려해도 정책 발표 다음날(1월 12일, 873.05)보다 지수는 오히려 하락(3월 9일, 865.80)했다. 기대를 모았던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는 오히려 전보다 줄었고 외국인도 대거 이탈했다. 상위 대형주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유가증권시장보다 더욱 변동성이 확대돼 전문가들은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12일부터 이달 9일까지 기관투자자는 총 1조5,382억원의 코스닥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발표 직전인 1월 11일까지 3,131억원 ‘팔자’를 기록한 것에 비해 투자는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등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같은 기간 2,446억원에서 686억원으로 감소했다. 자금 운용규모가 크고 투자기간도 비교적 긴 연기금의 투자 확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핵심이었으나 아직까진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들이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주 300 종목을 섞어 만든 KRX300 지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자금 이동이 본격화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관 투자금은 상위 대형주로만 쏠려 불균형이 심화됐다. 지난 9일 기준 코스닥 10위 이내 기업의 시가총액이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15%에 달한다. 상위군 내 격차도 크다. 시총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4조3,988억원인데 2위인 신라젠은 절반 수준인 7조2,059억원, 3위 메디톡스는 3조8,806억원으로 1위의 27% 수준에 그쳤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중형주(300~1,000위)의 경우 개인투자자는 팔고 이를 기관이 매수하는 양상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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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올해 1월 14%에서 변동성이 커지자 11%로 뚝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선 37%대를 유지했다. 정책 발표 전까지 1조5,112억원을 사들인 외국인이 이후 두 달 동안 1조4,072억원 순매도로 돌변한 탓이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활성화의 큰 걸림돌이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라는 자조 섞인 우스개 소리마저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가 몇 만원대로 낮아지면 그나마 코스닥 소형주 투자를 지탱하던 개인투자자들까지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강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 투자자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시장이 상승 추세를 잇지 못하거나 다시 하락세에 들어설 위험이 존재한다”며 “코스닥시장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 등 일시적 혜택과 무관하게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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