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밤잠을 설친다고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국내외 경영환경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평균 수명이 지난 1990년에 50년에서 2010년에는 15년, 오는 2020년에는 10년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시스템스 회장은 “10년 내 현존하는 기업 중 40%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잘 나가던’ 기업들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는 허다하다. 반면 세상 변화를 잘 읽고 미리 대비한 기업들은 꽃길을 걷고 있다.
예를 들어 제지업체에서 시작해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했던 혁신의 대명사 노키아는 애플이 아이폰을 최초로 선보였을 때 “조크(농담) 같은 제품은 시장에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정한 것이 표준”이라고 호언했다. 도리어 피처폰 생산을 확대했고 이는 엄청난 재고부담으로 이어졌으며 결국 노키아의 전성기는 막을 내렸다.
20세기 최고의 기업 중 하나였던 코닥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 중반 코닥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필름 90%, 카메라 85%에 달했다. 그리고 1975년 코닥의 한 젊은 엔지니어가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다. 하지만 필름 시장 독점회사인 코닥 입장에서 필름 없는 카메라는 제 살 깎아 먹기라는 생각에 경영진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3년 후 경영진은 다시 ‘2010년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열린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묵살하고 만다.
반면 후발주자인 후지필름은 코닥의 ‘신기한’ 발명품을 보고 뒤늦게 디지털카메라 연구를 시작한다. 그리고 1988년 첫 상용 제품을 내놓으며 점차 디지털카메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코닥은 파산신청(2012년) 후 재기를 노리고 있고 후지필름은 연 매출 2조4,916억엔(2016년)의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나는 요즘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경영환경의 변화를 인지시키고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삶은 개구리 증후군’의 예를 들면서 말이다. 끓는 물에 집어넣은 개구리는 바로 뛰쳐나와 살지만 물을 서서히 데우는 찬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위험을 인지하지 못해 결국 죽게 된다. 점진적 변화에 대해 적절한 조기대응을 하지 못하면 결국 화를 당하게 된다.
기업들이 삶은 개구리의 상황에 처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 흐름을 읽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세상은 준비된 자와 준비되지 않은 자로 나뉜다. 기업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살아남는 것은 모든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강윤선 준오뷰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