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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없을 때 더 빛나는 '손샤인'

선제골 내준 뒤 케인 부상 교체

주포 빠졌지만 손 역전·쐐기골

이달의 선수상도 '케인 공백때'

최근 4경기 7골 물오른 골감각

아자르·산체스보다 득점 많아

손흥민이 1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본머스=EPA연합뉴스손흥민이 1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본머스=EPA연합뉴스




지난 2016년 9월 아시아 최초로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손흥민(26·토트넘)은 지난해 4월 이 상을 또 탔다. 두 차례 모두 토트넘 주포 해리 케인(25)의 부상 공백 기간에 ‘대체 에이스’ 노릇을 충실하게 해낸 끝에 받은 빛나는 훈장이었다.

케인이 또 부상당했다. 2016년 9월부터 거의 두 달간 결장하게 한 데 이어 2017년 3~4월에도 전열에서 이탈하게 한 오른 발목 부상이다. 에이스의 부상은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토트넘의 시즌 운영에 치명적일 정도는 아니다. 앞서 두 차례 ‘구원투수’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해낸 손흥민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잉글랜드 무대 진출 후 가장 뜨거운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어깨가 더 무거워진 손흥민이지만 몸놀림은 이보다 더 가벼울 수 없다. 12일(이하 한국시간) EPL 본머스 원정 뒤 BBC는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으며 “케인이 나가면서 손흥민이 주연 역할을 했다. 그의 움직임은 영리하며 믿음직스러워 토트넘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고 평가했다. 또 “첼시의 에덴 아자르(정규리그 11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시스 산체스(8골)보다 더 많은 골을 넣으며 올 시즌 믿기 어려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도 했다. 스카이스포츠도 손흥민을 경기 MVP로 선정했고 EPL 공식 홈페이지는 메인화면에 손흥민 사진을 게재하며 “케인 부상이라는 변수를 만난 토트넘을 손흥민이 안심시켰다”고 평가했다.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양 팀 최고인 평점 9.13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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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전반 7분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 34분에는 케인이 골키퍼에 걸려 넘어진 뒤 에릭 라멜라와 교체돼나갔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오른 발목이 안쪽으로 거의 90도로 꺾였다. 이후 델리 알리의 동점골이 나왔지만 여전히 답답한 상황. 케인 대신 최전방을 맡은 손흥민이 이때 나섰다. 후반 17분 알리의 크로스를 발리 슈팅한 것이 종아리에 빗맞으면서 골망을 갈랐다. 4경기 연속 득점. 정규리그 11번째이자 시즌 17호 골이다. 후반 42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약 40m 드리블 뒤 쐐기골을 꽂았다. 1대1 기회에서 속임 동작으로 골키퍼까지 제쳤다. 정규리그 12호, 시즌 18호 골. 손흥민은 정규리그 득점 8위에 올랐다. 4대1로 이긴 토트넘은 18승7무5패(승점 61)가 돼 리버풀을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정규리그 12경기 연속 무패(9승3무)를 달리며 구단 역대 두 번째로 좋은 흐름을 이어간 데는 손흥민의 공이 결정적이다. 경기 후 손흥민은 “팀 동료들 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팬들과 동료들·코치진이 모두 많이 도와준다”며 “나는 나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팀과 우리나라를 위해 골을 넣는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최근 정규리그 등 모든 경기를 통틀어 4경기 7골을 몰아치고 있다. 앞서 22경기에서 올린 득점만큼을 최근 7경기에서 쓸어담았다. 지난해 12월에도 4경기 연속 득점을 했는데 이번에는 4경기에서 멀티골만 세 차례일 정도로 더 폭발적이다. 8일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팀의 8강 진출이 좌절되자 눈물을 쏟았던 손흥민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 역전승을 이끌며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토트넘 입단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손흥민을 칭찬했다.

토트넘은 오는 17일 FA컵 8강 스완지시티전과 4월2일 정규리그 첼시전을 앞두고 있다. 득점 공동 선두인 케인은 현재로서는 이 2경기를 모두 거를 확률이 높다. 훌훌 털고 일찍 돌아오더라도 정상 경기력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 ‘난세 해결사’ 손흥민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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