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英, "'스파이 암살' 사건, 러 정부 소행 가능성 커"

"신경작용제 러 정부 개발"

러 라브로프, "서커스 쇼" 반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전 러시아 스파이 암살 의혹과 관련해 영국 총리는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BBC방송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전 러시아 스파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신경작용제는 1970∼1980년대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개발된 ‘노비촉(Novichok)’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러시아 정부가 직접적으로 이를 사용했거나 신경작용제가 남의 손에 들어가게 하는 등 관리에 실패했을 두 가지 가능성만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를 불러 신경작용제가 발견된 데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며, 14일까지 믿을 만한 대답을 듣지 못할 경우 이번 사건을 러시아가 영국에서 불법적인 폭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통보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과거에 러시아 경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이끌어 왔으며 이제 좀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무고한 시민들을 위험에 처하게 한 것으로 영국을 향한 무분별하고 무모한 행동”이라고 비난하면서 “영국 땅에서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려는 뻔뻔한 시도를 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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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4일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영국의 한 쇼핑몰에서 미확인 물질에 노출된 뒤 쓰러진 채 발견됐다. 스크리팔은 러시아 군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전직 장교로 2006년 러시아 정보기관 인물들의 신원을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에 넘긴 혐의로 기소돼 1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0년 미국과 러시아의 대규모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으로 건너왔다.

러시아 정부는 그러나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메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서커스 쇼”라고 반박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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