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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 "세계 관객들 눈 높이 맞추려 제작비 175억 아낌없이 썼죠"

<EMK 두 번째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

'양극화 시대' 강렬한 메시지 전달

"초·재연으로 제작비 회수" 자신감

7월 예술의전당·9월 블루스퀘어 공연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가 12일 라운드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가 12일 라운드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175억의 제작비는 제작자로서 큰 부담이었지만 세계로 가려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의 말에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EMK뮤지컬컴퍼니의 두 번째 대형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가 한 꺼풀 베일을 벗었다.

서울 중구 스페이스 아트1에서 지난 12일 열린 라운드토크에서 총괄 프로듀서인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전 세계 어느 지역의 관객이 봐도 ‘한국 창작 뮤지컬 제작 능력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했다”며 “한국에서만 수익을 올려야 한다면 투자할 수 없는 금액이고 풀 라이선스 버전으로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영상을 활용해 무대 제작비를 대폭 낮추는 세계 공연계 흐름과 달리 EMK는 첫 대형 창작뮤지컬 ‘마타하리’(2016년 초연)에도 12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엄 대표는 “두 번의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마타하리’는 다음 시즌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웃는 남자’는 이보다 앞서 재연에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귀띔했다. 올 첫 시즌 공연을 예술의전당(7.10-8.26)과 블루스퀘어(9.4-10.28)에서 연이어 공연하는 이유 역시 제작비 회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선택이라는 게 엄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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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겸 극작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웃는 남자’는 EMK가 2013년부터 5년간 공을 들여온 작품이다.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이 해외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는 배경에는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지은 것’이라는 강렬한 메시지가 있다. 요한슨 연출은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상위 1%가 80%의 부를 거머쥐는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 시대에 완벽하게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얼굴에 깊은 상처를 얻게 된 남자 주인공 그윈플렌을 통해 귀족 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생생하게 그리는 이 작품에 가장 먼저 매료된 것은 요한슨 연출이었다. 2012년 한국에서 뉴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장 피에르 아메리 감독의 동명 영화를 본 요한슨 연출은 곧바로 와일드혼과 함께 엄 대표에게 작품 제작을 제안하고 창작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캐스팅도 2016년에 대부분 확정했을 정도로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쳤다.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작이자 월드 프리미어 작품인만큼 완성도 높은 초연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이달에는 성남아트센터에서 세트 점검도 진행하기로 했다. 엄 대표는 “프로듀서 입장에서 무대 세트 점검을 위해 극장을 대관하고 스태프를 총출동시킨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작업이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선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베테랑 바이올린 연주자가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하며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선율로 표현한다는 점 역시 이번 작품의 특징이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바이올린 연주자가 무대 위에 올라와 말로는 표현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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