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비수기 잊은 부동산 호황에…1~2월 은행 가계대출 역대 최고폭 증가

한국은행, 2월중 금융시장 동향

연초 이례적인 주택 거래 호조에 은행 가계대출이 역대 최고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세지자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심해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의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1~2월 은행 가계대출은 5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폭 3조원보다 약 2조원 많은 수치이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통계가 작성된 2008년 이후 최고치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5년과 2016년 1~2월의 5조원이었다.


1~2월은 이사가 적어 주택 거래가 적은 ‘비수기’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활발해졌고 이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의 주택 거래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63.9% 늘었다. 수도권은 43.3%, 강남 4구는 103.2%나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전년 동월(4,661건)의 2배가 넘는 1만525건에 달했다.

관련기사



가계부채 가운데서도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2월 기타대출은 2조1,000억원 늘어 역대 최고 증가폭을 찍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타대출은 1~2월 마이너스 증가가 보통인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늘었다”며 “규제 탓에 주택담보대출이 까다로워지자 신용대출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었고 손쉬운 대출이 장점인 인터넷전문은행 이용이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커지면서 가계부채의 질도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 대출이여서 금리 상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서민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