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배꼽 빠지게 웃고, 倍로 나누는 방송이 있더라

아프리카TV 기부방송 '기부스'

개그맨 정찬우, 4년째 운영

총 누적 시청자 30만명 달해

기부 별풍선 100만개 돌파

'건전한 1인 콘텐츠' 선도

개그맨 정찬우(가운데)씨가 지난 13일 서울 대치동 아프리카프릭업스튜디오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탤런트 출신 BJ 강은비(오른쪽)·서윤(왼쪽)씨와 함께 ‘기부스’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아프리카TV개그맨 정찬우(가운데)씨가 지난 13일 서울 대치동 아프리카프릭업스튜디오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탤런트 출신 BJ 강은비(오른쪽)·서윤(왼쪽)씨와 함께 ‘기부스’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아프리카TV



‘기부’라고 하면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무겁고 어려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거액을 쾌척하지는 못해도 적은 금액을 기부하자니 안 하는 것만 못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프리카TV의 기부 방송 ‘기부스(www.afreecatv.com/giboos)’는 이 같은 기부와 관련한 고정 관념을 과감히 깨뜨렸다.

기부스는 지난 2014년 10월 시작된 국내 최초의 기부 전문 팟캐스트로, 아프리카TV에서는 지난 2016년 7월에 첫 방송을 탔다. 기획자인 개그맨 정찬우씨와 아프리카TV에서 인기를 끄는 1인 방송인(BJ)들이 출연해 2주에 한 번씩 준비된 물품을 홍보하며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보내는 별풍선과 홍보한 물품을 모두 푸르메재단의 어린이재활병원과 승일희망재단 등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한다. 기존 기부방송의 무거움과 슬픔 대신 정 씨와 고정 패널들, 매회 바뀌는 출연 BJ의 입담이 자아내는 웃음이 ‘기부스’를 채운다.


지난 13일 촬영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프리카프릭업스튜디오에서 만난 정 씨는 “기부가 주는 슬픔과 경건함을 즐거움으로 바꾸고 싶다”고 강조했다. ‘기부스’의 총 누적시청자는 30만명으로 매 회마다 평균 1만여명이 보는 셈이다. 별풍선을 선물한 시청자는 2,400여명에 달하며 이들이 보낸 별풍선은 100만개로 1억원이 넘는다. 정 씨는 “그간 현물 기부된 물품도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프리카TV는 ‘기부스’에 촬영 스튜디오를 무료로 제공하고 BJ의 인기도에 따라 20~40% 수준으로 부과하는 별풍선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방송 취지에 맞춰 최대한의 금액이 기부로 이어지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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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찬우 씨./사진제공=아프리카TV개그맨 정찬우 씨./사진제공=아프리카TV


정 씨는 “별풍선이라는 쉬운 방식으로도 기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로 성인용품을 홍보하고 기부한 성인용품점 사장을 꼽았다. 그는 “기부를 받은 성인용품을 어디에 기부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정작 장애인들이 있는 사회복지시설에 두었더니 하루 만에 동났다”며 “고정관념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기부희망자들도 기부로 이끌고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기부스가 새로운 개인방송 문화를 정착시킬지도 주목된다. 정 씨는 “기부방송임에도 불구하고 혹시 욕설이나 선정적인 댓글이 올라 올까 걱정했는데, 막상 방송 취지가 알려지면서 시청자들도 다른 개인 방송과 달리 표현을 조심한다”고 설명했다. 매회 다른 인기 BJ가 참여하면서 특정 BJ를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함께 기부에 동참하는 등 기부에서도 릴레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프리카TV BJ 강은비씨./사진제공=아프리카TV아프리카TV BJ 강은비씨./사진제공=아프리카TV


이날 정 씨와 같이 촬영에 나선 유명연예인 출신 아프리카 TV BJ 강은비 씨는 “개인 방송의 선정성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1인 방송인 중에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콘텐츠를 방송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방송인들이 자신을 알리고 시청자들과 함께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부스 같은 방송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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