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vs FBI '2라운드'

트럼프, FBI 2인자 매케이브

퇴임 하루 전 해고...연금 박탈

매케이브 "트럼프와 대화 메모"

특검에 전달해 수사 변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눈엣가시’였던 미 연방수사국(FBI)의 2인자 앤드루 매케이브 부국장을 공식퇴임 하루 전에 전격 해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FBI 간 질긴 악연의 끈이 한층 꼬이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트윗 해고’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온 매케이브 부국장을 연금도 받지 못할 절묘한 타이밍에 해고한 가운데 매케이브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내용을 정리한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특검 수사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매케이브 부국장이 사전 승인 없이 언론에 정보를 유출하고 감사관에게 수차례 정직하지 못했다며 해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매케이브 부국장이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와 가까워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을 기소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BI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위대한 날, 민주주의를 위해 위대한 날”이라며 매케이브의 해고를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꾸준한 비난과 압박에 시달려온 매케이브 부국장은 한 달여 전 사퇴 의사를 밝히고 휴가에 들어간 상태로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8일에 공식 퇴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퇴임을 26시간 앞두고 감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정부의 해고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매케이브 부국장은 “제임스 코미 전 국장 해임 이후 내가 목격한 일들과 내가 한 행동 및 역할 때문에 이런 대접을 받고 있다”며 항소하겠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FBI 국장이었던 코미에게 자신의 선거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인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먹히지 않자 그를 전격 해임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중단을 압박했다는 메모를 남겨 특검이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수사하는 데 기폭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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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코미 해임 이후 국장대행을 지낸 매케이브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네 차례 대화를 기록한 메모를 작성했으며 특검이 이를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혀 ‘코미 메모’에 이어 ‘매케이브 메모’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을 다시 부각시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했다.

코미 전 국장도 매케이브 해고 다음날인 17일 트위터에 다음달 출간할 자신의 회고록을 거론하면서 “대통령과 미국인들은 곧 나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며 “누가 정직하고 그렇지 않은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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