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폐기해도 또 만들고...‘두더지잡기’ 공공앱

이용·실효성 저조해 혈세만 낭비

행안부 폐기·개선권고 단속에도

베끼기 쉽고 '하나쯤 보유' 허영심

일부 공공기관 신규 앱 개발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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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양산시가 지난 2013년 오픈한 공공앱(공공어플리케이션) ‘양산시공공자전거’는 지난해말까지 총 다운로드 수가 1,547건에 그쳤다. 현재 이용자수는 겨우 61명에 불과하다. 역시 2013년 만들어진 함안군의 ‘함안군모바일캘린더’는 총 다운로드 174건, 이용자는 27건이었다. 이들 두 개의 공공앱은 폐기 결정이 내려졌다. 경상남도와 산하 시군에서는 모두 40건의 공공앱을 운영 중인데 ‘2017년 공공앱 성과측정’ 결과로 이들 가운데 운영관리가 부실한 12개가 폐기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남 시·군은 2017년에만 5개의 공공앱을 오픈했다.

중앙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운영 중인 적지 않은 공공앱들이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혈세만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단속에 나서 실효성이 낮은 앱을 폐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앱들이 등장하고 있다. 마치 두드려도 또 튀어나오는 ‘두더지잡기’ 상황이다.

행안부는 19일 현재 정부나 공기업에서 운영 중인 공공앱 895개 가운데 147기를 폐기하고 또 215개에 대해서는 개선권고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행안부 측은 “무분별한 개발, 운영관리 미흡, 유사·중복 등의 문제가 제기돼 이용이 저조하거나 실효성이 낮은 앱에 대한 성과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행안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12개에 불과했던 공공앱은 모바일기기 사용의 확산과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난 2015년 1,768개를 기록했다. 혈세 낭비에 대한 지적이 터져 나오며 행안부가 점검에 나선 것은 이때쯤이다. 다운로드 건수가 1,000건 미만이거나 보안 및 유지보수 예산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앱을 폐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행안부는 지난해 공공앱을 대상으로 운영성과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의무적으로 게시하는 ‘공공앱 성과 인터넷 공개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정리작업에 따라 폐기된 공공앱도 늘어 전체가 2016년에는 1,265개, 지난해 말에는 895개로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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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일부 공공기관들은 나몰라라 하며 여전히 새로운 앱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신규로 개발된 공공앱은 지난해 117개, 2016년에는 175개나 됐다. 공공앱 하나를 개발해서 운영하는 비용은 1억원 이상이 든다. 공공앱 하나는 가져야 한다는 허영심과 함께 베끼기를 통해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안이함이 이렇게 공공앱을 난립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현행 공공앱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사용자 수 1위는 모두 한국철도공사 ‘코레일톡’(2010년 서비스 개시)으로 2,313만건·497만건이었다. 공공앱 당 평균 다운로드 수는 15만6,000건, 평균 이용자는 3만4,000건이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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