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4월 증시 봄바람 이어질까, 꽃샘추위 찾아올까

■3대 긍정적 신호 오는데...

美통화정책 불확실성 완화

반도체 등 실적 회복세에

외국인 수급 개선도 한몫

■코스피 체력은 부족해...

하반기 기업실적 크게 안늘어

고점 뚫을 모멘텀 없는 상황

코스피2,350~2,600P 맴돌듯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4월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압박했던 실적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봄바람이 불 것이란 관측이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인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등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남아 있는 데다 일각에선 “증시가 더 오를 만한 동력은 부족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2.74%, 코스닥지수는 4.36%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각각 5.41%, 6.18%씩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조금씩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말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코스피 종가 기준 2,598.19)까지 되돌아가려면 아직 100포인트 가량 더 올라야 하는 상황이지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긍정적이다. 이 달 들어 순매도를 이어온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7,221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우선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는 20, 21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통화 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씻고 기업 실적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3회의 금리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FOMC 결과에 따라 시장이 흔들릴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제조업·고용 지표는 양호하지만 소매판매가 부진하고 선진국 중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2개월 연속 하락한 상황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매파적인 발언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표와 고용지표는 호조세를 보이지만, 미국 소매판매가 부진하고 선진국 중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째 하락했다.

투자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라는 악재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분히 상쇄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우선순위가 보호무역에서 대북 정책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내달 말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오는 5월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이에 앞서 이달 말 남북 고위급 회담도 추진 중이다.


4월 증시에 대한 기대감의 가장 큰 요인은 실적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내내 올해 1·4분기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었던 상황의 주가 반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발표한 코스피 상장기업 145개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4분기 47조3,418억원, 2·4분기 48조3,720억원, 3·4분기 51조6,841억원으로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4·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 등이 추가되는 특성상 48조8억원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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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 등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 보호무역 기조 등 잡음이 많지만 펀더멘털 자체는 좋다”며 “다만 지난해처럼 편하게 오르는 장세가 아니라 좋은 종목을 골라 투자해야 하는 ‘트레이드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우려했던 반도체 업황도 조금씩 해소되는 분위기다. 전통적으로 반도체 비수기인 1·4분기 D램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낸드플래시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부진과 엔터프라이즈용 SSD 수요 하락이라는 불안 요소에도 메모리 생산이 부진하며 시장이 균형을 이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등이 촉발했던 반도체 업황의 고점 논란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노무라 인스티넷은 “향후 6개월간 반도체 가격은 약 10%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고, 골드만삭스 역시 “전 세계 D램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전망을 발표했다.

셀 코리아를 이어왔던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아시아 7개국 주식시장에서 7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데 대해 “미국의 물가·임금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특히 정보기술(IT) 업종의 비중이 높은 한국·대만에서 중점적으로 순매수하고 있으며 1·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인해 외국인 매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 상승세가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중에는 코스피 2,350~2,600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특별히 경기가 나빠진다는 신호도 없지만 현재의 기업 실적, 경기 전망을 감안하면 고점을 뚫고 올라갈 만한 모멘텀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하반기 기업 실적이 많이 늘어나진 못할 전망이기 때문에 올해 전체로도 큰 기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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