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 통상보다 높은 0.35%포인트 깜짝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마틴 펠드스타인 미국 하버드대학교 석좌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에서 “미국 기준금리는 기준금리를 3~4차례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런 예측을 내놓았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백악관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저명한 경제학자다.
그는 “미국 자산 가격의 높은 증가세, 낮은 실업률, 물가 상승 기조 등을 보면 현재 기준금리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며 “올해 2% 정도까지 올리더라도 실질금리는 0%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점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1회 인상 시 보통 0.25%포인트 올리는 관행을 깨고 0.35%포인트까지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연준이 너무 오랫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했다”며 “3년 전에는 단기금리를 올렸어야 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미국 자산 가격 거품을 위험 요소로 지목하기도 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주가순수익비율(PER)이 과거 평균치보다 70% 높고 채권, 주택 가격도 크게 뛰었다”며 “향후 주식 가격이 정상화되면 가계자산 가치가 약 10조달러(약 1경700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산 가격이 급격히 꺼지면 소비자 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정도 줄고 1~2년간 단기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지난달 5일 뉴욕증권거래소 다우지수는 1175.21포인트 급락해 포인트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하향세에 있다.
불황에 대응할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금리 인하 도구를 쓸 수 없어 인프라 투자 등을 늘리고 감세 정책을 연장하는 수단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현재 미국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고 임금상승률, 물가, 주가가 모두 오르는 추세”라며 “올해 경기가 작년보다도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정부의 법인세 인하 등 감세안은 3조달러에 이르는 해외 수익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임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