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장훈 감독은 8년 전 원작 소설을 처음 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매료된 후, 2015년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장훈 감독은 ‘우진’과 ‘수아’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더하고, 그들의 사랑을 관객들도 함께 경험하는 듯한 에피소드의 구성을 통해 풋풋했던 첫사랑부터 다시 시작된 사랑까지 원작의 판타지적 설정에 공감대와 현실감을 더한 새로운 작품을 완성했다.
특히, “소지섭씨가 출연하겠다고 이야기한 날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고 밝힌 이장훈 감독은 “지섭씨를 처음 만나고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멋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너무 미담만 있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표현했다.
“연예인들이라도 직접 만나면 의외로 평범한 분들이 많은데, 지섭씨는 풍기는 아우라가 되게 멋있었다. 저희끼리는 ‘인간계를 벗어난 느낌’ 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약간 그런 느낌이었다. 배우로서 되게 멋있는 배우 일 뿐 아니라 사람으로 하여금 궁금증을 갖게 하는 분이다. 상대에게 쉽게 다가가진 않는데 늘 따뜻하게 배려를 해 주신다. ”
평소 배려심이 깊은 소지섭의 실제 성격과 극중 우진은 찰떡궁합이다. 이 감독은 “은근히 배려하고 우진이의 츤데레다운 면모가 딱 지섭씨 캐릭터이다. 캐스팅 후 오히려 더 우진이에 대한 캐릭터가 명확히 잡혔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지섭은 초반 이번 영화 선택을 주저했다고 알려졌다. 여태까지 해왔던 모습들과 다른 역할인데 본인이 과연 그 역할에 어울릴 수 있을까하는 약간 불안감이 엄습했다고 한다. 이후 감독과 미팅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소지섭에게 손수 편지를 쓰며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사실 지섭씨가 저를 만나고자 했던 건 저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진짜 아빠처럼 보일 수 있을까? 가짜처럼 보이면 어떡하지?’라고 걱정을 많이 하셨던 거다. 편지를 쓰면서는 지섭씨가 궁금해했던 이야기를 많이 썼다. 제가 생각하는 지섭씨가 이 작품을 해야 하는 이유들을 쓴 거죠. 내용 자체 보다는 저의 절박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물론 제 편지를 보고 이 작품 출연을 결정한 건 아니다. 출연을 결정한 뒤 읽었다고 하셨다. 편지를 읽은 후 소감은 아직까지 말해주지 않으셨다. 지섭씨가 처음엔 노력을 하시는 부분이 느껴졌다면 나중에는 어느 순간 진짜 아빠와 아들 같은 모습이 보여서 그게 정말 고마웠다.”
이장훈 감독은, “소지섭씨가 의외로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 누구보다 섬세하고 세심하고 조심스럽지만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좀 서툰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 이 감독은 “지섭씨의 그 모습이 저한테는 되게 귀여웠다.”고 했다. 또한 “굳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편한 사이가 됐다”며 뿌듯해했다.
“지섭씨가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게 있다. 편하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게 분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냉한 스타일도 아니다. 따뜻한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기본적인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게 느껴진다. 그런 태도는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이장훈 감독은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솔직한 입담으로 취재진의 호감도를 높인 신인감독이다. 의외로 그는 인터뷰나 제작보고회 같은 공식석상에서 기분이 업 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평상시에는 소지섭과 비슷하게 조용한 성격이라고.
“저도 막 살가운 스타일은 아니다. 공식적인 무대에 올라갔을 때, 기분이 좋아져서 말을 마구 쏟아낸다. 평소에는 말이 별로 없는 편이다. 사무실 가서도 인사 밖에 안하고 나올 때도 많다. 지섭씨와는 별로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이야기가 통하더라. 물론 저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웃음)멍하니 같이 있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누가 보면 데면데면해 보이는데, 우리 둘은 편해서 그런거다.”
소지섭, 손예진 배우 외에도 ㈜무비락·㈜도서관옆스튜디오· ㈜푸른나무 픽쳐스 제작사 대표들은 이장훈 감독에게 빼 놓을 수 없는 귀인이다.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었던 신인감독에게 행운이 날아들었다. 제작사대표님들이 리메이크해보고 싶은 원작이 있으면 판권을 풀어주겠다고 제안을 한 것.
“처음엔 ‘신인감독에게? 왜 나에게?’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그런 기회를 준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고, 감사 할 일이었다. 경력도 없는 신인감독을 믿고 맡겨주신거다. 지섭씨가 그 얘길 하더라. 다음 작품에도 꼭 이렇게 편할 거란 생각은 하지 말라고 말이다. 이렇게 좋은 스태프와 분위기, 기자님들이 이렇게 좋은 기사를 써주시는 것도 드문 일이라고 했다. 제작비도 충분히 쓸 수 있었고, 모난 사람 한 명 없이 이렇게 촬영장 즐겁게만 해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였다. 2번째 영화도 제작사 대표님들과 꼭 다시 만나 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일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