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스크린, 여성으로 물들다

'리틀 포레스트' '환절기' 이어

'소공녀' '당신의 부탁' 까지

여심·고부갈등·모성애 등 주제

여성 화자 세운 영화 잇단 개봉

'미투' 등 사회 분위기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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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 여성영화 바람이 일고 있다.

파격적인 주제를 담은 다큐멘터리 ‘B급 며느리’ ‘피의 연대기’가 기대 이상의 관심을 모은데 이어 ‘리틀 포레스트’는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성 소수자 아들을 둔 어머니의 모성애를 담은 ‘환절기’와 엄마의 요리에 담긴 애틋한 사연을 그린 ‘엄마의 공책’ 등도 마니아 층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22일 개봉하는 ‘소공녀’, 다음달 스크린에 걸리는 ‘당신의 부탁’에 대한 기대 또한 높다.

최근의 여성영화 강세는 ‘미투(#MeeToo·나도 당했다)’ 운동 확산과 맞물려 한층 탄력받는 모습이다.


특히 여성 감독인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문소리 등이 출연한 ‘리틀 포레스트’는 손익분기점인 80만명을 훌쩍 넘겨 136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윤성은 평론가는 “‘리틀 포레스트’는 일과 사랑에서의 씁쓸한 경험을 극복해가는 여성의 이야기인데 남성 중심적 영화가 갖지 못하는 감성 즉 여성이 느끼는 다중적인 감정을 자연과 음식에 녹여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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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바라진’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갈등을 그린 ‘B급 며느리’와 여성의 몸과 생리에 대해 이야기한 ‘피의 연대기’ 역시 연초에 개봉하면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윤 평론가는 “이 작품들은 그동안 금기시됐던 주제를 스크린으로 끌어내 양성화하면서 여성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환절기’는 동성애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 ‘엄마의 공책’은 치매에 걸린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개봉이 임박한 ‘소공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 영화는 여성 주인공 미소가 화자가 돼 도시빈민, 삶의 질,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4월 개봉 예정인 임수정 주연의 ‘당신의 부탁’은 사고로 남편이 죽고 살아가던 효진에게 어느 날 남편의 16살짜리 아들이 나타나고 두 사람의 좌충우돌 동거를 그린 작품이다.

여성 영화들이 최근 주목받는 데에는 달라진 사회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성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에서 관객들 역시 그 동안 기피했던 여성 영화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여성 영화들이 ‘미투’ 때문에 기획된 것은 아니고 이미 이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여성에 대한 다양하고 혹은 금기시했던 이야기를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담론을 끌어낼 수 있고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봤다. 그는 이어 “남성 관객들의 경우에도 여성 영화에 대한 반감이 줄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났다”면서 “이러한 흐름은 그동안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이었던 한국 영화계에 다양성이라는 꽃을 피우는 과정으로도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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