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지방선거와 재보선을 앞두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인재영입과 전략공천 방식, 개헌정국 대처 능력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한국당 내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심지어 ‘비홍(非洪·비홍준표)’ 중진 의원들은 ‘홍준표 책임론’을 공론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후보 구인난, 공천 잡음, 개헌 주도권 상실, 내부 분란 등 그야말로 홍 대표는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21일 한국당에 따르면 4선 이상 중진 의원 일부가 국회의원회관에서 6·13지방선거 공천 잡음과 부진한 인재영입 상황 등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22일 연다.
이번 회동은 명목상 한국당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지방선거 인재등용 해법에 대한 간담회지만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홍 대표의 실책을 성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비홍 성향의 중진 의원들이 이날 회동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홍 대표에게 험지 출마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중진 회동 전부터 홍 대표에 대한 불만은 당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표로서 품위를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지쳤다”며 “선거일정을 당 공식기구에 맡기고 대표는 일체의 발언을 자제해주기를 당부드린다. 안 그러면 다 같이 죽는다”고 비난했다. 이주영 의원도 “홍 대표가 독선적으로 당을 운영한다는 여론이 많다”며 “중진 의원들이 나서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종희, 김용남 전 의원도 남경필 현 경기지사가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자 홍 대표에게 격한 말을 쏟아냈다. 김 전 의원은 “‘깜’도 안 되는 당 대표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한국당을 최악의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있다”고 홍 대표를 맹비난했다.
이처럼 유력 후보의 잇단 출마 고사에 공천 반발, 당내 계파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홍 대표는 물론 지방선거가 90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당 전반의 사기 저하도 우려된다. 당내 내분으로 홍 대표 체제가 흔들리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지방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 패배는 한국당이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는 데 난관으로 작용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홍 대표도 사태 수습과 기강 잡기에 나섰다. 홍 대표는 이날 “나를 음해하고 있는 극소수의 중진들은 다음 총선 때 강북 험지로 차출하겠다”며 불만을 표출한 당 중진들을 향해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