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나도 당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영빈(63)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이 경찰에 입건됐다. 김 전 위원장은 영화감독 출신으로, ‘김의 전쟁’, ‘비상구가 없다’ 등을 연출했으며, 현재 인하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김 전 위원장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는 두 명이다. 피해자들은 2013년 부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 활동하던 당시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부천국제영화제 조직위 사무실에서 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A(39)씨는 “김씨가 ‘청바지가 예쁘다’며 사무실에서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11월, 조직위 워크숍에서 김 전 위원장은 또 다른 30대 여직원 B씨의 점퍼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깍지를 끼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자 피해 사실을 언론을 통해 폭로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해자인 A씨 등을 먼저 조사한 뒤 최근 김 전 위원장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김 전 위원장의 혐의는 친고죄 규정이 폐지된 2013년 6월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 경찰이 성범죄로 판단하면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혐의를 사실상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엉덩이를 만졌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혁대 부분을 손으로 ‘툭’ 친 정도였다.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기분이 나빴다고 하니 당시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최근 소환해 조사한 뒤 입건했따”며 “다음주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