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이데올로기를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전파할 ‘중국의 소리’ 방송이 만들어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2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중앙(CC)TV, 중국인민라디오방송(CNR), 중국국제방송(CRI) 등을 통합해 ‘중국의 소리’(Voice of China·中國之聲)라는 매체를 신설할 계획이다. 중국국제방송은 현재 50여 개국에서 100개 이상의 채널을 갖고 있다. CCTV의 영어 뉴스 채널인 CGTN(China Global Television Network)은 페이스북에서 영국 BBC 방송보다 더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대내적으로 중앙라디오TV본부(中央廣播電視總台)라 불리는 이 신생 매체는 국무원 직속 기구로 편입되지만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직접 관장할 방침이다.
비슷한 이름 탓에 ‘미국의 소리’를 본떠 만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의 소리’는 중국에 대한 편견을 가진 서방 매체에 맞서 적극적으로 중국의 사상과 문화를 전파해야 한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뜻에 따라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평소 중국의 주체적이 사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신념을 설파해왔다. 2015년에는 당 간부들에게 “나라가 약하면 굴욕을 맛보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비난을 받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 중앙 선전부가 전면에 나서 신문, 방송, 출판, 영화, 드라마 등 모든 미디어를 총괄 감독한다는 정책 방향이 눈에 띈다. 그 동안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이 역할을 했으나 앞으로는 당 중앙선전부가 ‘국가신문출판서’, ‘국가라디오TV총국’, ‘국가영화국’ 등의 이름을 내걸고 매체를 직접 관리한다.
당 중앙선전부는 사상 검열은 물론 매체를 적극 활용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등 당과 정부의 이데올로기를 널리 전파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작업을 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출판물 수출입, 저작권 관리, 영화 제작·유통·방영, 국제행사 주관까지 관장해 ‘무소불위’의 기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기구 개편에 따라 국가라디오TV 총국장 겸 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으로 녜천시(58)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국장을 맡는다. 녜 국장은 시진핑 주석에 충성을 맹세한 인물로, 중국의 미디어·선전 정책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과거 CCTV 기자 및 아니운서의 스캔들과 고위층의 뇌물비리 사건을 수습하고 조직 내부의 기풍을 재확립하는 공을 세워 시 주석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