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달라진 ‘2015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수업을 받는다.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탐구하고 토론하는 ‘과정 중심’의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학생참여형 수업에 맞춰 달라지는 수업 방식과 학습 전략을 알아본다.
◇대화·토론하는 하브루타 수업=학생들이 그룹을 지어 모양과 색깔이 다른 27장의 카드를 이리저리 비교해본다. 색깔이나 무늬가 맞는 카드가 모이면 손을 들고 칠판 앞에 나가 카드 장수의 ‘합’을 적는다. 집합의 개념을 깨우치도록 ‘하브루타’ 방식으로 진행한 고1 수학 수업시간의 한 장면이다. 하브루타는 짝을 이뤄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공부한 것에 대해 논쟁해 답을 찾아내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 교육 방법이다.
토론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 자료와 정보를 찾아가며 학습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과 문제해결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학습한 내용에 대해 질문을 만들어 보고 친구와 짝을 짓거나 모둠별로 최고의 답을 찾아보며 사고력이 자란다. 토론 수업은 이스라엘 교육 현장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전체 학급이 협력해 하나의 논제를 구성하고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며 자신감과 표현력을 키운다는 장점이 크다.
◇학생이 주체인 거꾸로 수업=학생이 주체가 되는 거꾸로 수업과 비주얼싱킹 수업은 혁신적인 방식으로 주목받는다. 학생과 교사의 역할이 완전히 달라지는 ‘거꾸로 수업(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은 학생들이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자료로 교과의 핵심 내용을 이해한 뒤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동영상으로 학습한 내용에 관한 질문, 토론, 의견 발표를 진행하며 지식을 나누게 된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조력자 역할만을 수행하며 학생들이 자유롭게 지식을 깨우칠 수 있도록 한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고 창의적인 실험을 진행하는 통합과학 수업, 동영상 시청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글을 문법에 맞게 작성해 보는 영어 수업 등에서 활용된다.
‘비주얼싱킹 수업’은 자신의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빠르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언어 활용 능력, 표현력 향상에 도움을 주며 지식을 재구조화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주제 정하기, 핵심 단어 찾기, 핵심 단어와 관련된 이미지와 프레임 정하기, 그리기, 점검하기, 공유하기 등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복잡한 지문을 읽고 글의 구조를 파악하거나 포괄적인 학습 내용을 공부하고 각자 그림으로 재구성한 뒤 공유해 보며 논리력을 키울 수 있다.
◇융합형 인재 길러주는 범교과 수업=하나의 교과·단원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교과서의 비슷한 내용을 함께 공부하는 ‘범교과주제 수업’도 눈에 띈다. 범교과주제 수업은 교육과정에 제시된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교과를 연계해 수행하는 수업 방식으로 주제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알맞은 창의융합형 인재, 문·이과 통합형 인재를 길러주는 수업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사회의 쟁점이 되는 문제를 중심으로 사회·경제적 배경, 기후 등 자연환경 요인, 기술적인 대안 등을 종합적으로 공부하면서 학생들은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개정과정엔 표현력·자신감 필수=개정교육과정은 학교 수업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이해하고 깨우치도록 돕는 데 목표가 있다. 과거에는 지필고사나 보고서, 발표 내용만으로 평가를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학생의 노력과 수업 참여과정이 모두 평가요소가 된다. 기본적인 학습 이해 능력과 함께 △수업 참여도 △경청 태도 △역할 수행 능력 등 수업 태도가 중요해진다.
아울러 토론 중심 수업에서는 소통하는 능력이 필수다. 이은경 금성출판사 교과서 총괄이사는 “새 학기 낯가림이 심한 초등학생이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고등학생이라면 집에서 미리 교과 관련 책이나 자료를 읽어보기만 해도 자신감이 상승할 것”이라며 “가정에서도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