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여부 결정을 앞둔 서울 논현동 자택 주변은 삼엄한 경비 속 긴장감이 맴돌았다. 경찰은 자택 앞 골목길 봉쇄하고 주민과 취재진 외에 출입을 통제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구급차 한 대도 주위에 배치됐다.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친 사저 골목길 근처에는 10여 명의 시위자들이 모여 MB구속 촉구 시위를 했다. 한 남성은 SNS로 자택 주변을 생중계하면서 “MB 구속의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두 명의 남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MB 얼굴이 그려진 마스크를 쓴 채 손에 쇠사슬을 묶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마스크 쓴 남성이 들고 있는 종이 팻말에는 “오빠야 가즈아”라고 적혀있었다. 이를 본 한 시민은 “503호, 504호 다 왔네” 라며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점쳤다. 골목 한 켠에선 한 남성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시작하자 주변에 시위자들이 박수를 치며 “다스는 누구껍니까”라는 후렴구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는 경찰인력 3명과 정장차림의 경호원 1명이 배치됐다. 자택 건너편에는 약 80여 명의 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뤘다. 차고 옆 담벼락에서는 민중민주당 소속 시위자들이 ‘이명박 구속!’ ‘4자방비리재산 환수’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10시 26분께 김영우 전 국방위원장의 브리핑이 있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것은 명백한 정치보복”이며 “DJ와 노무현 정부의 적폐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검찰이 또 하나의 적폐를 만든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1시 6분경 검찰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경찰은 이 전 대통령이 타고 나갈 차량의 이동 경로 확보에 나섰다.
이날 구속 집행을 담당한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이 탄 차량 두 대가 11시 55분경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도착했다.
검찰이 도착하자 자택에서 이 전 대통령과 함께 대기하던 권성동, 이동관, 장제원 등 친이계 측근들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차고에서는 가족들이 이 전 대통령을 배웅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자정이 다다른 무렵 차고에서 나온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을 기다리던 측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악수를 한 뒤 K9 검찰 차량에 탑승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입장표명 없이 곧 바로 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유동현·이아라기자 ar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