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토요워치-지방선거에 부는 靑風]"기탁금·선거비용의 높은 벽…'청년정치펀드'로 넘으세요"

금전적 장벽 해결 '청년펀딩Y' 내달 론칭

자금 모으고 후보자 자신 홍보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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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뮤지션인 김제형(28)씨는 최근 구의원의 꿈을 접었다. 김씨는 ‘지역 내 문화예술인 지원 활성화’를 목표로 출마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금전적 문턱이 그를 가로막았다. 선거 출마를 위해서는 기탁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는 일정 금액의 기탁금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맡겨야 한다. 현재 기탁금은 대통령선거 3억원, 국회의원선거 1,500만원, 광역의회의원선거 300만원 등이다. 광역자치단체장 및 교육감선거는 5,000만원, 기초자치단체장선거는 1,000만원의 기탁금이 필요하다. 기초의회의원은 200만원을 내도록 돼 있다.


옥탑방에 사는 김씨에게 200만원은 큰돈이다. 기탁금뿐 아니라 선거운동 비용도 만만치 않다. 최소비용으로 치른다 해도 생업과 선거운동을 병행하는 것 자체가 생계유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젊음의 힘으로 꿈을 펼쳐보고자 했지만 결국 ‘돈’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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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런 청년 출마자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시도가 나오고 있다. 다음달 개설 예정인 온라인 플랫폼 ‘청년펀딩Y’가 대표 사례다. 청년펀딩Y를 구상한 김동욱(31) 대표는 “주식의 가치투자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출마자마다 각기 적정 금리를 선택해 펀딩에 나설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수준은 시중금리 수준에서 결정되고 후보자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방침이다. 펀딩 방식은 P2P대출(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이 될 예정이다. 후보자의 스토리텔링을 담은 영상·사진·텍스트까지 제공해 사이트를 방문한 유권자들이 각자 원하는 후보자의 펀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연스럽게 청년 후보자의 선거운동도 함께 하게 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여름 재단법인 와글의 리더십캠프에 참여하면서 정치지망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이들 청년은 변화를 이끌기 위해 정치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 하면서도 돈이라는 현실적 문제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은행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정규직이 아닌 경우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등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펀드·유시민펀드처럼 유명 정치인들의 선거자금펀드 방식을 활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행 선거법상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공식적인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 없지만 펀딩 자체는 개인 간 금전거래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선거비용 마련은 물론 유권자에게 본인을 알릴 기회도 된다는 점에서 청년 출마자들의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청년펀드Y의 시연행사 격인 워크숍을 진행했다. 기초의원에 출마하는 20여명의 후보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 대표는 “출마자를 돕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출마 의지와 목표에 오히려 내가 용기를 얻었다”며 “유권자에게도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마지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펀딩을 통해 청년 후보자들이 좀 더 출마에 용기를 냈으면 좋겠고 적어도 돈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는 후회는 남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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