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해외매각 강행 속 돌출변수 産銀선 "현실적 불가능"

타이어뱅크 "금타 사겠다" 오늘 인수전 참여 발표

인수 가능성 떠나 산은 구상 차질

中 더블스타 매각반대 勞 배후설

새 인수자에 지역사회 기대감도

법정관리 넣기도 쉽지 않을 듯

2715A10 금호타이어재매각일지



금호타이어(073240) 매각을 놓고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노조가 치킨게임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 타이어뱅크의 인수 가능성을 떠나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하려는 산은의 구상 자체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충청 기반의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참여를 27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뱅크는 지난 2003년 설립돼 국내 400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2016년 기준 매출액 3,729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을 기록했다. 이익잉여금은 1,475억원이다. 이 때문에 인수 여력이 있는지, 금호타이어의 중국 공장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될지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수십억원대 세금 탈루 혐의로 재판도 받고 있어 적격성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에서도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산은 관계자는 “오는 30일 시한 전에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차입금 만기를 고려하더라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금액 만큼 금호타이어의 유상증자에 6,463억원을 투입할 수 있을지, 부실이 큰 중국 공장을 정상화할 복안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글로벌 톱 티어 타이어업체들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외면하고 있고 중국 공장 정상화를 위해 더블스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산은이 주장해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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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타이어뱅크가 막판에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매각구도가 헝클어졌다. 일부에서는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노조가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새 인수자가 나타났는데도 산은이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지역 여론과 노조의 반발 때문에 산은이 30일 이후에 공언한 대로 금호타이어를 법정관리로 보내기도 애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현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반대하면서 집권한 만큼 이번 더블스타로의 매각 역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결국 법정관리 외에는 대안이 없지만, 무작정 회사를 법정관리로 내몰았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국내 인수기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조가 타이어뱅크 인수 참여를 활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노조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 직원 대상 찬반투표’를 제안했다. 또 더블스타 자본 유치 시 스톡옵션 부여 등 일반 직원들을 회유하는 ‘양면작전’에 나섰다. 이 회장의 투표 제안은 ‘노노(勞勞) 갈등’을 역으로 이용해 상황을 뒤집어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반 사무직의 경우 더블스타 매각에 찬성하고 있으며 노조 생산직 내부에서도 법정관리는 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노조가 즉각 이를 거부한데다 타이어뱅크가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금호타이어 매각이 더 복잡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희영·조민규기자 nevermind@sedaily.com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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