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배부른 투정이라 넘기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순이익은 12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먹을 파이는 넉넉하지 않아 업체 간 경쟁은 심해졌고, 정부 규제는 강화되면서 업계 상황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직격탄에 카드사는 ‘대출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카드업계에도 DSR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대출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절차는 더 까다로워지고 대출액은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자연스레 이자 수익 감소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금리 인상도 카드사 발목을 잡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카드채 등 차입 자금으로 대출 영업을 하는 카드업계의 조달비용 증가 우려도 커졌다. 조달금리 인상으로 카드사가 대출금리를 인상하면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카드 대출 이용자 다수가 중·저신용등급자인 만큼 금리 인상 때 빚어질 연체율까지 카드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꽉 막힌 상황에 카드업계는 빅데이터 활용 등 새 수익원 발굴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규제의 덫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벼랑 끝에 내몰린 카드업계의 속내는 이렇다. “카드업은 정치판이 아닙니다. 시장 논리를 왜곡하는 가격 개입은 지양하고, (빅데이터 활용 등) 진짜 정부가 개입 해야 할 곳이 어딘지 맥을 잘 짚었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