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백브리핑] 카드사들 "10년간 규제 덫 갇혀"

수수료 인하·대출 DSR 도입 등

수익감소 직격탄에 잇단 볼멘소리

빅데이터 등 새 수익원도 쉽잖아

“보수·진보 정권 할 거 없이 지난 10여 년 간 카드사는 시장결정권이 없었죠.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정부의 잇따른 시장 가격 개입에 그냥 끌려가다시피 했습니다. 정치가 카드산업에 대한 사회 부정적 인식을 이용하는 격이죠. 여기에 최근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금리인상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도대체 뭘 먹고 살아야 할지 솔직히 막막합니다. 여러 번의 굴곡이 있었지만, 지금만큼 불안한 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카드업계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배부른 투정이라 넘기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순이익은 12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먹을 파이는 넉넉하지 않아 업체 간 경쟁은 심해졌고, 정부 규제는 강화되면서 업계 상황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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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 인하 직격탄에 카드사는 ‘대출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카드업계에도 DSR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대출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절차는 더 까다로워지고 대출액은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자연스레 이자 수익 감소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금리 인상도 카드사 발목을 잡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카드채 등 차입 자금으로 대출 영업을 하는 카드업계의 조달비용 증가 우려도 커졌다. 조달금리 인상으로 카드사가 대출금리를 인상하면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카드 대출 이용자 다수가 중·저신용등급자인 만큼 금리 인상 때 빚어질 연체율까지 카드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꽉 막힌 상황에 카드업계는 빅데이터 활용 등 새 수익원 발굴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규제의 덫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벼랑 끝에 내몰린 카드업계의 속내는 이렇다. “카드업은 정치판이 아닙니다. 시장 논리를 왜곡하는 가격 개입은 지양하고, (빅데이터 활용 등) 진짜 정부가 개입 해야 할 곳이 어딘지 맥을 잘 짚었음 합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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