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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이태성 “김승우, 많이 챙겨주는 형..김남주는 자기관리 대단”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하 ‘황금빛’)은 내적, 외적으로 달라진 배우 이태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태성은 그간의 말끔한 ‘금수저’ 이미지에서 탈피, 현실에 찌든 ‘흙수저’로 파격 변신했다. 덕분에 좋았던 건 스타일링에 큰 시간을 들이지 않았던 점이다.

배우 이태성 /사진=더퀸AMC배우 이태성 /사진=더퀸AMC



최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울경제스타와 만난 이태성은 “지금까지 드라마들을 하면서 머리에 왁스를 안 바른 건 처음이었다. 세팅된 느낌을 만들지 않고 멋을 빼려 했다. 정장도 52회 동안 기본으로 세 벌만 가지고 촬영했다”고 밝히며 그에 맞는 소탈한 웃음을 지었다.


막막한 현실에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N포 세대’를 대변한 서지태 역으로 열연한 이태성은 ‘황금빛 내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으로 아버지 서태수(천호진 분)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유서를 서지태와 서지안(신혜선 분)이 보는 장면이라 말했다.

“혜선이도 나도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아버지의 글씨를 본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나는 눈물이 없는 편인데도 그렇게 눈물이 많이 났다. 진정성 있게 진짜 눈물을 흘리며 연기하려고 하니 지치더라. 드라마 촬영 상 장소를 이동하며 눈물을 흘려야 했기 때문에 1~2시간 동안은 계속 슬픔에 잠겨 있었다. 보통 그런 장면은 세트에서 찍는데 저희는 실제 병실에서 찍었다. 그러다 보니 실제가 주는 느낌이 또 있었다. 장례 절차를 촬영하면서 실제 경험을 많이 떠올리게 되더라. 지태가 유독 그런 장면이 많았다.”

‘항금빛’에서 서씨 집안의 장남 서지태는 평생 팍팍한 삶 속에서 좌절을 겪으며 자라 속으로 삭이는 게 버릇이 된 내성적 인물이었다. 이태성은 실제로 서지태와 전혀 다른 성격이라 밝히며 “나도 장남인데 가족생각을 많이 하고 리드를 많이 하려 한다. 여행 등 집안 일이 있을 때는 거의 내가 하려 한다”고 전했다.

‘황금빛’ 배우들이 모두 촬영장 분위기를 그토록 극찬한 것처럼 이태성 역시 “스태프들, 배우들 모두 모난 사람이 없었다. 시후 선배님 등 만나지 못했던 캐릭터들이 몇 있는데 호흡을 많이 못 맞춰본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천호진 선배님께선 현장에서 일부러 연기에 집중하시느라 허기지게 김밥만 몇 개 집어 드시고 그랬다. 존경스러웠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천호진 선배님은 현장에서 떠나지 않으시고 계속 집중하셨다. 대기실에서도 항상 대본을 보고 계셨다. (신)혜선이 말처럼 눈만 봐도 아버지로서 주는 느낌이 있었다. 촬영장의 시작은 늘 혜선이의 밝은 톤의 ‘안녕하세요’ 인사였다. 여주인공으로 뚝심을 가지고 연기했는데 좋은 여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혜선이, 은수 모두 극 중 캐릭터보다 훨씬 밝고 긍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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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태성 /사진=더퀸AMC배우 이태성 /사진=더퀸AMC


이태성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45%까지 도달한 시청률 말고도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인지도를 실감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는 힘을 뺀 표현을 알게 됐다고. “다른 드라마 때는 의상, 헤어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번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아침에 메이크업 하고 밤에 메이크업 없어져도 그냥 찍고 머리가 눌려 있어도 그냥 찍었다. 이전에는 날카로운 캐릭터였는데 이번에 내려놓는 걸 알게 됐다. ‘황금빛’은 좋은 영향을 많이 준 작품이었다. 다른 드라마와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이태성은 지난달 1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황금빛 미친 존재감’ 특집 게스트로 출연, 막힘없는 솔직한 입담을 자랑했다. 당시 그는 선배 배우 김승우로부터 도움 받은 과거를 밝히며 남다른 애틋함과 감사함을 전하기도.

“20대 때 예능은 위축되기도 하고 불편했는데 최근엔 편하게 촬영했다. 군대를 갔다 와서 그런가 보다.(웃음) 게다가 편한 형들과 함께 해서 부담스럽지 않았다. (김)승우 형은 아직도 날 많이 챙겨준다. ‘황금빛’에서 내 연기를 보고는 ‘언제 연기 잘할래?’라고 애정을 보여주시면서 채찍질도 해주셨다. 형수님(김남주)은 한 달 전에 같이 저녁을 먹었다. 드라마 ‘미스티’ 촬영 중이셔서 완전 고혜란 캐릭터에 빙의돼 계시더라.(웃음) 형수님은 두 아이도 키우는데 자기관리도 하면서 작품에 노력하는 멀티플레이어시더라. 대단하다 생각했다.”

지난 2003년 ‘달려라 울 엄마’로 데뷔, 이후 ‘9회말 2아웃’ ‘개와 늑대의 시간’ ‘장난스런 KISS’ ‘옥탑방 왕세자’ ‘금 나와라 뚝딱!’ 등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어느덧 경력 16년을 자랑하는 이태성은 “아직 보여드릴 게 많다”며 여전히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아직 내 ‘인생 캐릭터’를 못 만난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분들 인터뷰를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 아직 갈증이 많이 남아있다. 한편으론 그런 나에게서 소모될 게 많다고 생각한다. 30대 배우로서 보여드릴 게 많은 것 같다. 전역 후 긴 호흡의 ‘엄마’와 ‘황금빛’을 했는데, 그 안에서 한 인물이 변해가는 과정을 연기하며 나도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것 같았다. 그런 내공이 언젠가는 다른 캐릭터를 만났을 때 폭발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이태성은 차기작으로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를 선보인다. 이상주의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분), 초엘리트 원칙주의 판사 임바른(인피니트 엘, 김명수 분), 현실주의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이 그려나가는 리얼 초밀착 법정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서 이태성은 완벽한 외모와 스펙을 갖춘 재벌 2세 민용준 역을 맡아 연기한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오는 5월 방송될 예정이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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