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페북 최대 위협은 EU 아니라 美"

FTC "정보유출 수사" 이례적 발표

입증땐 벌금 수십억달러 될수도

의회·주정부도 해명 요구 압박

실리콘밸리 전체로 파장 확산 우려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연방정부와 의회는 물론 주정부까지 페이스북의 해명을 요구해 페이스북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유럽연합(EU)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FTC가 페이스북 수사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FTC가 개별 기업의 조사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FTC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개인정보를 수집·반출했을 때 페이스북이 당사자에게 이 사실을 제대로 고지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조사를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FTC는 고지 불이행의 경우 1인당 4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총 5,0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누출된 것으로 알려져 벌금은 수십억달러 규모로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미 국회도 페이스북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찰스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는 4월10일 열리는 페이스북 청문회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출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상원 법사위는 개인정보의 수집·보관실태와 보호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에 37개 주정부도 페이스북에 서한을 보내 케임브리지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페이스북의 역할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관련기사



그동안 EU에 비해 자국 정보기술(IT) 업계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였던 미국이 페이스북에 고강도 압력을 가하면서 이번 개인정보 유출 논란의 파장이 실리콘밸리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잭 도시 트위터 CEO의 청문회 출석도 요청한 상황이다. 미국에서 페이스북 계정 삭제 운동이 확대되고 있어 여론과 정치권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관련 논의를 주도했던 유럽 국가들도 페이스북에 대한 압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카타리나 바를레이 독일 법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 유럽지부 임원들과 회동해 “페이스북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철저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페이스북 같은 기업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수사당국도 케임브리지사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하고 있다.


변재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