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안 2라인 투자에 삼성전자는 3년간 70억달러(한화 약 7조원)를 쏟아붓는다. 시안 2라인이 완공되는 오는 2019년부터 삼성전자의 낸드 생산 능력이 또 한 번 높아진다. 중국 시안을 비롯해 국내 화성·평택 단지에서 뽑아내는 고성능 3D 낸드의 물량과 질로 시장 지위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8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서 ‘삼성 중국 반도체 메모리 제2 라인 기공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후허핑 산시성 성위서기, 먀오웨이 공신부 부장, 류궈중 산시성 성장,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 이강국 주시안 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시안 반도체 2기 라인 투자를 위해 산시성 정부와 업무협력(MOU)을 체결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시안 2기 라인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제품 생산과 함께 차별화된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해 글로벌 IT 시장 성장에 지속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시안 2라인은 낸드 최대 수요처이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생산기지가 집중돼 있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이미 낸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에서의 낸드 생산량을 또 한 번 크게 늘리게 됐다. 현재 알려진 시안 2라인의 낸드 생산 능력은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2만장가량.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월 46만~49만장가량으로 파악된 삼성전자 총 낸드 생산 능력의 20%가 넘는 수준이다.
현재 낸드시장은 삼성전자·도시바·웨스턴디지털 등 5개 업체가 점유한 상황. 삼성전자(38.0%)가 1위지만 도시바(17.1%), 웨스턴디지털(16.1%), 마이크론(11.5%), SK하이닉스(11.1%)의 추격도 매섭다. 도시바의 경우 올해부터 생산능력 확대 및 기술 개발에 힘을 쏟으며 점유율 강화에 나섰다.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 역시 64단 3D 낸드를 생산하며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자국 반도체 육성까지 더해진 만큼 삼성전자로서는 ‘초격차’를 이어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수익성이 뛰어난 고성능 3D 낸드를 더 많이 판매하게 된다는 의미도 있다. 삼성전자는 평면(2D) 낸드보다 생산성·성능·안정성 등이 뛰어난 3D 낸드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3D 낸드는 정보 저장의 기본 단위인 셀(Cell)을 수직으로 쌓는 방식으로 용량당 원가 측면에서 기존 평면 낸드보다 유리하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3D 낸드 비중이 80%가 넘었고 올해 말에는 9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안 2라인은 이 같은 3D 낸드 확대에 힘을 보태는 생산기지다. 또 차세대 3D 낸드를 선보이는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64단 3D 낸드를 생산 중으로 올해 안에 96단 3D 낸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2기 투자를 통해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이자 글로벌 모바일, IT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집중돼 있는 중국 시장에서 제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중국 시장의 요구에 보다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