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1년 넘게 원유 감산에 공조해온 석유수출기구(OECD)와 러시아가 아예 10~20년에 걸친 ‘석유 장기동맹’을 추진한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미국 뉴욕에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OPEC과 러시아는 매년 갱신하는 방식으로 석유 관련 협정을 맺고 있는데 이를 10∼20년짜리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 안정을 위해 장기간 손잡고 원유시장의 공급량을 조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가 2016년 30달러선으로 폭락하자 OPEC은 러시아 등과 ‘감산 공조체제’를 유지해왔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멕시코·카자흐스탄 등 비회원 산유국은 지난해 1∼6월 하루 180만배럴 감산에 합의했고 합의를 연장해 올해 말까지 감산을 유지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협정에 따른 하루 30만배럴 자체감산 의무를 지난해 5월 달성해 최근까지 같은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해왔다.
장기동맹 추진의 배경에는 현재 추진 중인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상장을 위해 높은 유가가 유리하다는 점이 깔려 있다. 이와 관련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장관도 “10∼20년짜리 석유동맹이 이뤄지면 석유와 가스 부문에도 대규모 투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맹 성공의 관건은 회원국 결속과 미국산 셰일가스 증산 여부다. 변덕스러운 러시아가 언제 협정을 파기할지 모르고 국제유가 목표치를 놓고 사우디가 70달러를 주장하는 반면 이란은 60달러 안팎이 적당하다며 맞서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저가를 앞세워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리면 유가 하락을 초래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