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MK부자 "현대차·기아차 주식은 안판다"

지배구조 개편 위해 최대 6조 필요하지만

그룹 핵심인 완성차 지분은 팔지 않기로

사재 털고 부족하면 대출 받아 자금확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은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현대제철 등 비주력 계열사 지분만을 팔겠다는 것이다. 양도세 포함 약 5조5,000억원에서 6조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재를 대규모로 동원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는 향후 그룹의 지배회사가 될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기 위한 자금 확보 방안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 매각은 배제했다. 이는 모비스가 정점이 되는 지배체제를 완성한 뒤에도 그룹의 핵심인 완성차 사업의 지분은 대주주가 직접 보유하겠다는 것으로 그룹 경영안정과 책임경영을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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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돈이다. 정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현대차 5.17%(약 1조7,25억원), 현대모비스 6.96%(약 1조5,790억원), 현대제철 11.86%(7,830억원), 현대글로비스 6.71%(3,860억원) 등과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 4.68%(장외시세로 약 2,400억원) 등이다. 이 중 매입 대상인 현대모비스와 팔지 않기로 한 현대차 지분을 제외하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1조4,000억원 정도다.


정 부회장의 그룹 계열사 지분 현황은 현대차 2.28%(7,610억원), 기아차 1.7%(2,160억원), 현대글로비스 23.29%(1조3,410억원), 현대위아 1.95%(290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1.7%(6,000억원), 이노션 2%(250억원), 현대오토에버 19.5%(장외시세로 620억원) 등이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을 팔지 않고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2조원이 조금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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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 부자가 지분 매각으로 동원할 수 있는 금액은 총 3조4,000억원 선인데 이 돈으로는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이 각각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9%, 0.7%, 5.7%를 사고 1조원 세금까지 내기에는 3조원 이상 부족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정 회장 부자가 이 차액을 사재와 대출 등으로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정 부회장의 경우 1조원 이상의 주식 외 자산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사재 출연으로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주식담보 대출 등 여러 가지 융통 수단이 있기 때문에 정 회장 부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을 팔지 않아도 충분히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주가 흐름이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오르고 현대모비스 주가가 내리면 정 회장 부자가 부담해야 할 자금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 일가와 계열사 간 주식 양수도가 이뤄지는 8월 이후까지의 주가 흐름에 따라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카드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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