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반토막 났던 유커 5~6월 급증할 것"...車배터리도 "대약진 기회"

드라마 배우 中활동 재개 전망에 엔터업계도 화색

2조 치명타 입은 롯데 "이번엔 꼭 풀리길" 신중모드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 한류 비즈니스에 대한 ‘한한령(限韓令)’, 롯데그룹에 대한 압박 등 ‘사드 보복’ 대한 정상화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부문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를 사실상 완전히 해제하겠다는 중국 측의 입장에 국내 관광업계는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이후 현지 여행사들의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봉쇄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해서만 한한령을 해제하는 ‘뒤끝’을 보였다. 이에 따라 최근 3~4개월 동안 간헐적으로 소규모의 중국 단체관광객이 한국을 찾았지만 중국의 한한령 전면 해제가 가시화되면 서울 명동과 제주, 부산 등 대한민국 곳곳의 여행 명소들은 다시 유커들로 붐비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양 위원이 시진핑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해 내놓은 발언인 만큼 반 토막이 났던 ‘유커’의 숫자도 조만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중국의 한한령 이후 줄폐업했던 국내 중국 전담 여행사들이 ‘유커 모객’에 팔을 걷고 나서면 관광업계가 다시 봄을 맞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낙관했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도 “이르면 4월, 늦어도 5~6월의 방한 외국인 숫자는 전년 대비 크게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본격적인 해빙 무드에 들어선 한중관계에 반색하고 있다. 중국 방송계 특유의 ‘사전심의제도’와 맞물려 미리 찍어놓았던 드라마들이 한한령으로 연이어 중국 내 방영이 취소되고 이미 방영된 드라마조차 광고 등 후속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양 위원의 방한으로 한한령이 해제되며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은 물론 그동안 방영이 되지 못하던 드라마들도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드라마 제작이 더 늘어나고 배우들 역시 활동이 잦아지는 등 훨씬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은 사전심의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드라마 방영 전 작품을 완성시켜야 하는데 한한령 때문에 공개되지 못했던 작품들이 그동안 적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났지만 방송이 될 수 있으면 중국 내 한류가 순풍을 탄 듯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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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대약진’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는 지난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사실상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의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4,765㎿h로 전년(1,847㎿h)보다 158% 증가했고 삼성SDI 역시 2,417㎿h로 전해보다 80.3%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명단에 국내 기업 제품들이 포함되기 시작할 경우 최근 세계 배터리 업계를 휩쓸고 있는 중국의 비야드(BYD), 컨템포러리암페어스테크놀로지(CATL), 일본의 파나소닉 등과의 경쟁도 해볼 만하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화학이나 삼성SDI 등 국내 기업들이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설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조금 규제만 풀리면 언제든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장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치명적 타격을 받은 롯데그룹은 비교적 신중한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에서 여러 번 사드 보복 해제 의지를 밝혔으나 실제로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번에는 사드 보복이 정말로 해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지금까지 롯데그룹이 입은 피해규모만 약 2조원 이상에 이르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 중이던 롯데마트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중국 당국은 창저우 2점을 시작으로 99개에 달하는 롯데마트 중국 점포 중 87곳에 대해 차례차례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고 현지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그나마 운영 중인 점포의 매출도 80% 이상 급감했다. 롯데가 총 3조 원을 투자한 선양(瀋陽) 롯데타운 건설 프로젝트 역시 중국 당국의 안전 점검 등의 이유로 공사가 1년째 중단돼 있다. /나윤석·박성호·변수연·우영탁기자 nagija@sedaily.com

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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