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길거리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감기에 걸리거나 황사로 공기가 좋지 않은 날에도 너무 유난스럽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그 역시 퇴근길 인터넷 쇼핑몰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대량 주문했다. 많은 사람들이 쓰고 다니니 어색하지 않고 실제로 효과가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미세먼지가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관련 주식이 과거 단순 테마주에서 실적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사회적 관심도를 알 수 있는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3월 중순 이후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했다. 3월초 구글 내 미세먼지 검색은 10포인트 수준이었지만 27일 현재 83포인트로 8배 이상 관심도가 높아졌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상시화되면서 최근 미세먼지 관련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당연히 관련 기업의 실적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위메프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지난 23일부터 4일간 마스크 판매량은 전주 동기(16~19일)보다 5,314% 증가했다. 일회용 마스크와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도 2,694%, 680% 판매가 늘었다. 자동차용 에어컨·히터 필터도 967% 증가했다.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등 고가 제품도 801%, 52% 늘었다. ‘세컨드 가전’이라 불리던 공기청정기는 이제 필수품이 돼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미세먼지 문제는 심각하다. 최근 중국 지역 미세먼지 수치가 ‘999’를 기록할 정도로 측정 불가 수준의 오염도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지역도 80 이상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매년 미세먼지 공습에 증시에서도 미세먼지 관련 기업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테마에 따라 단기 급등했다면 이제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가 매년 불티나게 팔리면서 미세먼지 마스크 부직포를 생산하는 웰크론 주가도 우상향 중이다. 웰크론은 올해에만 주가가 20% 이상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가 심했던 3월 마지막 주 주가 상승률은 13%를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 거래량만 전주대비 1,550% 이상 올랐다. 미세먼지 마스크의 경우 재사용을 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꾸준한 수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절대 재사용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및 제습기 제조사 위닉스 실적 전망도 좋다. 96억원에 불과했던 위닉스의 공기청정기 매출액은 2016년 345억원으로 불어나더니 지난해 7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위닉스는 연평균 20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300억원에 그쳤던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50%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1,500억원 수준으로 시장규모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실내 환기시스템 기업 하츠도 최근 거래량이 늘어나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츠는 국내 1위 레인지후드 기업이자 2위 환기시스템 업체다. 세대 환기시스템은 열교환 과정을 거쳐 신선한 외기를 급기하고 오염된 실내공기를 배출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미세먼지 심화로 학교시설 환기·청정기 예산은 2021년까지 연평균 1,000억원씩 집행될 것으로 추정되며 공공기관 대상 실적도 커질 전망이다. 하츠는 사상 최초로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예상하는 올해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1,125억원으로 전망된다.
대형 가전판매사인 롯데하이마트도 중장기적으로 미세먼지 관련 가전 판매 증가로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 미세먼지 수혜 품목인 건조기의 판매가 늘고 있는데, 건조기는 공기청정기에 비해 가격이 비싸 이익 기여가 크다. 대신증권은 롯데하이마트내 건조기 매출액이 900억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도 20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