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이주열 총재 “재정 정책은 생산성 향상에 초점 맞춰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소회의실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소회의실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재정 정책은 생산성 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이 근로자의 인건비 직접 지원 등 무분별한 퍼주기가 많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눈길을 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한국은행에서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그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이 재정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고 있고 우리도 재정 투자를 늘리는 방향은 맞다”며 “한국은 재정건전성이 양호해 더 확대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정 확대는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이는 전세계 중앙은행 총재도 똑같이 지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민간 부문 역시 생산성 향상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기술 혁신, 규제 완화 등을 얘기하는데 종착지는 결국 생산성”이라며 “민간 부문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올리려면 생산성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4년간 한은 내부 경영에 있어서도 생산성 향상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했다. 업무 수행과 의사 결정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걷어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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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라며 압박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너무 크다 보니 그런 비판이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경상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을 환율조작국 요건 중 하나로 내세우는데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7% 정도다. 다만 이 총재는 “환율 수준을 타깃팅한 것은 아니며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 운용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경제가 고도 성장하고 금리 수준이 높을 때는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폭과 여지가 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라며 “근본적으로 금리만으로 경기를 살리고 금융안정도 도모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통화 정책 이전에 각종 구조개혁과 재정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다만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금리 조정 폭을 25bp 이상 또는 이하로 바꾸는 건 맞지 않다”며 “시장에 불확실성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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