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특별검사단을 구성한 지 약 보름 만에 최흥식 전 원장의 채용비리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특별검사단은 최 전 원장과 극한 갈등을 벌여온 하나금융 경영진의 채용비리 정황도 발견했습니다.
최 전 원장을 낙마시킨 하나은행 임원추천 채용이 다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을 겨누는 형국이 됐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금융감독원 특별검사단 조사결과 2013년 하나은행 공채에서 주요 인사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 105명 중 22명이 최종 합격했고 이중 16명은 특혜로 인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특별검사를 촉발한 최흥식 전 원장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는 서류전형 점수가 합격 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서류전형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습니다.
이름만 전달했을 뿐이라는 최 전 원장의 해명과 달리 특혜가 확인된 겁니다.
이 과정에서 현 하나금융 경영진의 채용비리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녹취] 최성일 금융감독원 특별검사단장
“함00는 2013년 당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 부행장이었으며 동 지원자는 00시의 시장 비서실장 000의 자녀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 당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였던 함 모 부행장은 현재 함영주 하나은행장입니다.
함 행장처럼 이름이 적혀있진 않았지만,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으로 추정될 수 있는 추천인 메모도 발견됐습니다.
한 지원자는 추천자가 김 모씨였는데 이름 옆 괄호 안에 ‘회’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최성일 특별검사단장은 “김 모씨는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으로, 인사 담당자는 ‘(회)’가 통상 회장이나 회장실을 의미한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최 단장은 이 지원자에 대해 처음부터 최종합격이라고 표기된 부분에 주목해 “특정할 수는 없지만 김정태 회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임원 추천을 받은 지원자 가운데서도 이 지원자의 추천자는 급이 달랐다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김 회장과 함 행장 모두 채용비리 의혹을 부인하는 가운데, 사측도 별도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특별검사로 확보한 자료를 검찰에 제공하고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계획입니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하나금융은 회장은 물론 행장까지 물러나야 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이창훈/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