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3일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을 발표하면서 삼성생명 등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회사는 막대한 지분 매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지분 매각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삼성전자의 상승세에 지분 보유 효과를 누렸던 금융주들의 투자심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합감독으로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삼성중공업(010140)·호텔신라(008770) 등 보유 중인 비금융 계열사 지분 가치 중 26조9,542억원에 대해 수조원의 자본 확충을 하지 않는 이상 매각을 해야 한다. 이 중 대부분은 삼성생명이 지닌 삼성전자 지분 8.23%다. 당장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각에 따라 금산분리 기준 10% 이상을 초과한 0.42%의 지분에 이어 추가로 삼성생명의 지분 매각이 예고된 셈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중반부터 올 초까지 역대급 반도체 호황에 따른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덩달아 호시절을 누렸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19.6% 올랐다. 삼성전자가 주주친화정책을 펴면서 최대 수혜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의 자산 운용 창구가 줄어든 상황에서 삼성전자 지분마저 투자 판단이 아니라 강제로 팔 게 되면서 주가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이에 반해 삼성생명 재무구조에서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생명의 지배구조 개혁을 근본적으로 요구하면서 삼성생명은 소수지분(0.43%)보다는 근본적 해결 방안을 감독당국에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 26조1,000억원 중 10% 매각만 가정해도 매각 차익 1조4,000억원과 배당금 증가가 기대된다”며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