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조선소 노동자 이전에 '사람'이었다

국립극단 초청작 '말뫼의 눈물'

조선업 쇠퇴 속 노동자 애환 담아




매일 같이 쏟아지는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뉴스의 이면에 살아있는 인간의 존재를 잊을 때가 있다. 구조조정 뉴스에도, 산업이나 도시의 쇠락을 이야기하는 기사 속에도 턱밑까지 차오른 물속에 겨우 목을 빼 들고 허우적대는 인간이 있음을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작·연출을 맡은 ‘말뫼의 눈물’은 조선업의 쇠락을 이야기하는 대신 조선업 노동자의 애환을, 도시의 비극을 이야기하는 대신 시민들의 눈물을 이야기하는 연극이다. 김 대표는 거제도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업 노동자들을 꼼꼼하게 취재해 조선업의 몰락 속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쌓아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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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뫼는 한때 세계적인 조선소 코쿰스가 있던 스웨덴의 조선업 중심지다. 2002년 극심한 조선업 불황으로 코쿰스가 문을 닫게 됐고 코쿰스가 보유했던 세계 최대 크레인은 한국 기업에 단돈 1달러에 팔렸다. 울산으로 옮겨온 크레인은 비극의 폭탄 돌리기를 상징한다. 또 다시 찾아온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한국의 조선업 중심지 거제 역시 쇠락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중국과 동남아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 결국 ‘말뫼의 눈물’은 조선소 사람들의 눈물이 우리 모두의 눈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가만히 보여준다.

이번 무대는 국립극단의 기획초청 시리즈의 일환으로 남미정, 남문철, 정나진 등 극단 미인의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6~22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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