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무역전쟁 엎친데 환율 덮친 증시...음식료·항공주로 눈 돌려라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도

환율 당분간 악재로 작용

"하락폭 깊어질 것" 전망도

원高 수혜주 선점 전략을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며 4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34.47포인트(1.41%) 하락한 2,408.06으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1.12% 내린 862.51을 기록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직원이 시세판을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며 4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34.47포인트(1.41%) 하락한 2,408.06으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1.12% 내린 862.51을 기록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직원이 시세판을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환율까지 하락하며 주식시장의 하락조정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리스크가 감소되고 1·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에 개인들의 투자심리는 견고한 편이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시각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수출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원화 강세(환율 하락) 시기에 주목받을 수 있는 음식료·유틸리티·항공주 등을 비롯해 완화된 중국과의 관계 속에 수혜를 입을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특히 소비주는 중국 관련 호재가 아직도 살아 있는 만큼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41% 하락한 2,408.06으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과 동시에 상승 출발했지만 갈수록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며 하락폭을 키웠다. 사흘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2,400대를 방어하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68억원, 3,47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역시 전날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1.12% 떨어진 862.51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2,348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895억원과 1,197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증시가 아마존 등 인터넷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훈풍이 불며 반등했지만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원·달러 환율의 부담이 수급에 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상승해도 개별 기업의 이슈이기 때문에 반도체 등 국내 기술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히려 원·달러 환율이 계속 내리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이틀을 제외하고는 팔자 우위를 기록했다.


당분간 환율 영향은 국내 증시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3년 6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달러당 1,050원대마저 위협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의 ‘환율조작 금지’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 원·달러 환율 흐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와 외환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 약화로 원·달러 환율이 1,040~1,050원 수준의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움직여 추가 조정 가능성이 부각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환율 저점을 1,030원대까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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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 강세는 수출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 미국 기술주의 상승에도 이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정보기술(IT) 대장주는 하락했다. 무역전쟁 우려에 환율 변수까지 이어지며 삼성전자는 2.49% 떨어졌고 SK하이닉스도 1.71% 하락 마감했다.

악재로 국내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주변국과의 상황을 고려하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원은 “당장 원화 강세로 인한 국내 수출 타격이 우려될 수 있으나 국내와 수출 경합도가 높은 주요국 통화가 동반 강세라는 점이 관련 위험을 크게 경감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불어 현재 국내 주력 수출 제품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이미 통화 절상에 따른 위험도는 이전보다 낮아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최근의 변동성 국면을 고려할 때 원화 강세를 감안한 1차 수혜주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음식료·항공·유틸리티 섹터가 손꼽힌다. 정인지 연구원은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유리할 것으로 보고, 특히 유통업 지수가 2016년 중반 이후 장기 횡보하다가 최근 강세를 보이며 단기 고점을 돌파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적에 기반한 대형 가치주와 최근 한중관계 해빙에 따른 중국 수혜주도 주요 관심 대상이다. 대형 IT 업종의 경우 최근 주가 하락으로 오히려 저평가되는 분위기이고 한한령 해제에 따른 면세점·화장품·엔터 등의 업종도 중국 소비 회복의 영향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분류된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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