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오너 일가 사재 투입, 현대百 순환출자 해소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

계열사 간 지분 직접 매입·매각

기존 3개 순환출자 고리 소멸

형제 지배력 강화




현대백화점그룹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오너 일가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동생 정교선 부회장이 각각 사재를 출연해 직접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최근 사재를 투입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계획과 동일한 방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5일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쇼핑(부동산 임대업 영위)은 이날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순환출자 해소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오너 일가인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 간 지분 매입과 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었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정 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5만 1,373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투자사업 영위)→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757만8,386주)를 사들여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진 출자 고리를 끊었다. 두 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면서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순환출자 고리도 자동으로 해소됐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등 기존 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소멸됐다.

관련기사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간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재원마련과 세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재를 출연해 직접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며 “이는 주주권익 강화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 높아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소요된 자금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각각 은행 차입과 보유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했다. 정 회장은 현대A&I 지분 매입을 위해 약 320억 원을 은행에서 차입했고, 정 부회장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홈쇼핑 주식 전량(114만 1,600주·약 1,200억원 상당)를 현대그린푸드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지분 거래를 통해 정 회장의 현대A&I 지분은 52%에서 73.4%로 늘어났으며,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보유 지분이 기존 15.3%에서 23.0%로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도 기존 현대백화점(15.8%)에서 현대그린푸드(15.5%→25.0%)로 변경됐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그룹 IT 사업부를 현대그린푸드에서 물적 분할해 별도 IT 법인인 ‘현대IT&E(현대아이티앤이)’를 신규 설립하기로 했다. IT와 엔터테인먼트를 의미하는 현대IT&E에는 기존 IT사업부 외에 새로 ‘VR(가상현실) 전담 사업부’가 만들어진다. IT사업부는 기존 그룹 전산관리 작업 외에 유통 관련 IT 신기술 개발 운영, 디지털 헬스케어, 클라우드 운영 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I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IT사업부 분사로 인해 유통관련 IT 및 VR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게 돼 내부거래 의존도가 대폭 낮아질 것”이라며 “차세대 유망사업으로의 적극 진출과 사업 전문성 강화를 통해 현대IT&E를 IT전문회사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