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시리아서 발빼자...러·터키·이란 '동상삼몽'

시리아 내전 정부군 승리 굳어지자

트럼프, 비용부담 이유로 철수 지시

3국 "美 중동 충돌사태 연장" 비판

이해관계 달라 공조 언제든 깨질수도

시리아 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4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 모인 하산 로하니(왼쪽부터)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손을 모아 악수하고 있다.     /앙카라=타스연합뉴스시리아 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4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 모인 하산 로하니(왼쪽부터)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손을 모아 악수하고 있다. /앙카라=타스연합뉴스




0615A12 러터키이란


미국이 시리아에서의 철수를 선언하자 러시아·이란·터키 3국은 기다렸다는 듯 미국의 퇴장을 반기며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사실상 러시아와 이란·터키가 시리아를 나눠 먹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국익확대라는 공통분모가 일치해 당장은 손을 맞잡았지만 시리아 정부 재건 과정에서 각국의 이해타산의 얽히면 바로 등을 돌릴 수 있어 공조는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도널드 미 대통령이 전날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준비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시리아에는 약 2,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는 군사 임무는 IS가 거의 궤멸하면서 신속히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을 조금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동의했지만 비교적 빨리 철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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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WP는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를 원하는 이유는 비용 문제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했고 대신 반군을 지지했기 때문에 내전이 끝나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전후 처리비용을 더 이상 지출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발을 빼려는 사이 러시아·이란·터키의 공조는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앙카라에서 시리아 사태의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3국은 영국 스파이 암살, 핵합의 수정, 올리브가지 작전(시리아 쿠르드족 소탕)으로 미국과의 외교관계가 경색된 상황이어서 미국 배제를 위해 힘을 합치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3국은 회견에서 “미국이 중동의 충돌사태를 연장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미국을 비판하며 3국 간 결속력이 굳건함을 과시했다.

일각에서는 3개국 간 공조가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은 시아파 세력 확보를 위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터키는 시리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알아사드 대통령 퇴진 입장을 굽히지 않고 러시아도 시리아 정부가 자국 내 러시아 군 기지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알아사드 정권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터키의 올리브가지 작전에 대해서도 이란과 러시아는 거리를 두고 있다. 각국의 계산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 갈라설 수 있는 관계인 것이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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