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보수의정신]당신이 몰랐던 보수의 6가지 가치

■러셀 커크 지음, 지식노마드 펴냄




1792년 프랑스 혁명 이후 보수주의자들은 거센 자유와 진보의 물결에 패퇴하고 있었다. ‘자유론’의 존 스튜어트밀은 보수주의자를 ‘바보들의 무리’로 불렀고, 저자 러셀 커크 역시 이 책의 제목으로 ‘보수의 패퇴’를 생각할 정도였다. 진보자유주의의 물결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파도였다.

저자는 ‘버크에서 엘리엇까지’라는 부제처럼 18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영·미 보수주의 사상을 정리했다. 사회발전을 위한 개혁이 사회 그 자체를 태워버리는 대화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영국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1729~1797)부터 민주주의 다양성 속 획일화된 평범함이라는 독을 찾은 토크빌, 추상적 자유 대신 법 앞에서의 규범적 자유를 옹호한 존 애덤스를 비롯해 알렉산더 해밀턴, 스코프, 존 애덤스, 아서 밸푸어까지 총망라했다. 현재 여러 결함을 드러내는 신자유주의의 위험과 폐해도 통찰했다.


저자는 보수주의를 몇 마디의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보수주의는 이데올로기보다는 마음의 상태이며 사회의 질서를 바라보는 방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보수주의는 인류의 정신적이고 지적인 전통의 계승이자 ‘영구적인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이며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고뇌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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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보수주의의 핵심 가치를 6가지로 제시한다. ‘초월적 질서에 대한 믿음’, ‘획일성과 평등주의를 배격하고 다양성에 대한 애정’, ‘문명화에는 질서와 위계가 필요하다는 믿음’, ‘자유와 재산은 연관돼 있다는 신념’, ‘추상적 설계 대신 법률과 규범에 대한 믿음’, ‘급격한 개혁보다 신중한 개혁에 대한 선호’가 그것이다.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를 거치며 우리 사회에도 보수주의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금의 보수정당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없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걱정한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 책으로 인해 보수의 사상적 부활이 가능했다고 평했다. 정당의 방향은 특정 지도자가 아니라 사상이 그리고 저자처럼 사상을 다듬을 수 있는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결정한다. 3만6,000원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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